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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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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카의  《 역사란 무엇인가 》 이 책의 명성을 익히 알기에 드디어 도전을 하고 있다. 같은 번역가로서 정말 이런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번역이 개쓰레기다. 이번 주에는  《 역사란 무엇인가 》  3장을 읽었다. 3장을 읽고 내 나름대로 이해한 것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핵심주장  역사는 과학이다 경험자료( 사실 )를 바탕으로 원리를 탐구하고, 원리를 바탕으로 경험자료를 수집한다는 측면에서 역사와 과학은 연구방법이 같다. 하지만 전통적인 학자들은 여전히 역사는 과학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데 카는 이러한 주장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고 이에 대해 반박한다. 반론1  역사는 특수한 사건을 다룬다 과학은 보편적 현상을 다루지만 역사는 개별적인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과학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개별적인 인물, 사건을 수집하는 것을 역사라고 보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역사는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개별사건들을 바탕으로 보편적인 원리를 끄집어내는 학문이다. 개별사건에 집착하는 것은 역사연구자라기보다는 잡학지식수집가에 불과하다. 반론2  역사를 알아봤자 아무 쓸모가 없다 역사가 특수한 사건만 다루는 잡학지식수집에 불과하다면, 역사는 쓸모없으며, 교훈도 줄 수 없다. 하지만 다양한 사건들을 연구하여 원리를 밝혀낸다면, 당연히 현실적인 교훈을 줄 수 있다. 반론3  역사는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역사가 특수한 사건만 다루는 잡학지식수집이 아니기 때문에 역사는 미래를 예측하는 데 유용한 지식기반이 될 수 있다. 반론4  역사는 객관적일 수 없다 주관적인 인간이 주관적인 인간의 일을 관찰하는 것이 어떻게 객관적일 수 있느냐는 말은 그럴 듯해보이지만, 물리학에서조차 오늘날 주체-객체 2분법은 무너지고 있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객관적 객체는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역사가 과학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 반론5.1  역사는 종교와 뒤섞일 수 있...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개방성과 확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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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1권》 로마가 건국되어 기틀을 잡아가는 과정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알게 된 인상깊은 사실은, 로마인들이 원래부터 뛰어난 부족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지성은 그리스보다 떨어지고, 체력은 켈트보다 떨어지고, 기술력은 에트루리아보다 떨어지고, 경제력은 카르타고보다 떨어졌다. 그럼에도 다른 모든 부족들을 물리치고 로마가 대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워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개방성 때문이었다. 로마는 여자를 얻기 위해 사비니를 약탈/합병하고,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라틴을 통합하고, 에트루리아를 편입하였는데, 신기한 것은  왕정 시대 일곱 왕들 중 다섯 왕이 사비니와 에트루리아 출신이었다는 사실이다. '적어도 왕위는 자신의 혈통이 이어나가야 한다'고 고집하지 않는 것은 동양의 역사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다. 테베레강 언덕에서 농사 짓던 무식하고 힘쎈 농사꾼들이 세운 나라가 전세계를 호령하는 대제국이 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바로 이러한 파격적인 '개방성' 때문이었다. 또한 그러한 개방성이 공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로마인들은 오랜 세월 사회/정치제도를 갈고닦았을 것이다. 그 결과, 가장 효율적인 정치체제를 만들기 위해 왕정에서 시작하여, 공화정으로 넘어갔다가, 제정까지 나아간다. 너무 똑똑하여 뭐든 혼자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잘 할 줄 아는 것은 없지만 그것을 대신 해줄 수 있는 사람을 잘 찾는 사람이 성공하기 마련이다. 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기득권만 안위를 누릴 수 있는 공고한 체제(e.g., 학벌과 부동산)를 깨부수고 사회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새로운 인재들, 이민자들, 또 AI를 비롯한 새롭게 등장할 기계인간들을 적극적으로 사회운영의 핵심동력으로 포섭해야 한다. 놀라운 개방성 속에서도 로마는 끝없는 영토확장을 통해 얻은 부를 인재들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줌으로써 사회안정을 이루고 발전해나갔다. 지금은 끝없는 기술개발과 시장확대와 수...

길 잃은 시간여행자를 위한 문명 건설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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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독서모임에 내가 추천한 세 권 중 하나. 오늘 아침 독서모임에서 발제했다. 표지에 실린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하여, 어떤 내용인지는 자세히 보지도 않고 추천했다. 이 책을 관통하는 화제는 다음과 같다. 문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이 주제를 가지고 현재 우리가 누리는 모든 문명의 이기들을 맨바닥부터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는지 설명한다. 물론 그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작동원리나 기계적 구조도 알아야겠지만, 그보다 그런 기술이 왜 필요한지, 왜 중요한지, 그 바탕이 되는 기술의 발전과정도 알아야 한다. 결국 기술을 중심으로 인류문명이 진보한 역사를 보여준다. 물론 흥미를 끌기는 하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금세 지루해질 것이다. 온갖 지식과 기술의 목록을 늘어놓는 것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재미있는 서사장치를 하나 삽입한다. 예컨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를 여행하다가 타임머신이 고장나 과거의 어느 시점에 조난당했다면, 그 시점부터 문명을 나 스스로 건설해 생존을 도모하라고 말한다. 제목 그대로 이 책은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생존매뉴얼이다. 물론 이러한 시나리오를 부과했음에도 그 분량과 방대한 지식의 목록에 압도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조금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책을 읽어나간다면 잡다한 지식을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 말발굽에 편자를 박는 이유, 농사를 지을 때 콩을 심어야 하는 이유, 송전선과 변압기의 기능, 숯을 얻을 수 있는 방법, 증류를 이용해 깨끗한 물을 얻는 방법 등 흥미로운 정보들을 알아가는 쏠쏠한 재미를 준다. 백과사전을 하루종일 들춰보던 어릴 시절에 이 책을 봤다면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었을지 모른다. 증기기관 발명과정. 열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나서도 최소 2000년이 걸렸다. 저자는 문자기록의 중요성을 말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무수한 기술과 도구들이 두 번 발명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많은 기술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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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가기 전 공장을 다닐 때, 나도 정주영처럼 큰 돈을 버는 재벌이 되고 싶다는 꿈을 꾸었던 적이 있다. 서울역이나 영등포역 앞에 갈 때마다 리어카에서 파는 자기계발서들을 사서 읽었다. 미국책들을 날림으로 번역한 책들이었다. 30살, 40살 50살에 이룰 업적을 계획했고, 그때마다 소유한 자산을 액수로 써놓았다. 얼마전 넷플릭스에서 본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에서 나온 것처럼 우리 세상에 "멀티버스"가 존재한다면, 그 때 다른 길을 선택했다면 지금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상상한다. 물론 그런 상상을 진지하게 한다면, 현실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낀다는 뜻일게다. 영화 속 에블린이 그렇고, 내가 그렇다. 대학을 가겠다고 마음먹지 않았다면, 나의 처지와 상황을 좀더 주체적으로 받아들였다면, 좀더 행복한 삶이 펼쳐지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러기에는 내 앞에 펼쳐진 선택지가 너무 많았다. 물론 그 뒤에도 수많은 선택을 했고, 그 결과로 지금 이 상황에 도달했을 것이다.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얼핏 보기에 좋은 것 같지만,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고 남의 시선과 시류에 휩쓸리기 쉽다는 뜻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거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할 때 비로소 목숨을 건 성장과 발전이 시작된다. 그렇게 우리는 인생의 가능성을 줄여나간다. 이제 선택지는 매우 좁혀졌다. 마지막 하나가 남을 때까지 좁혀갈 것이다. 선택하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다. 무수한 선택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나머지 선택지는 포기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무수한 선택을 했다는 뜻은, 나에게 열려있던 수많은 가능성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갓태어난 아기들이 사랑스러운 것은, 앞으로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둘 나이를 먹으면서 선택지는 줄어든다. 나의 길이 아닌 것은 포기한다. 천진난만하던 얼굴이 하나둘 흠집이 가고 구겨진다. 이제 나는 포기할 수 있는 것이 얼마 남아있지 않다. 멀티버스는 개뿔.

기억, 꿈, 사상

칼 융의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 기억, 꿈, 사상 》 을 읽었다. 이번주 독서모임 주제책이었기에, 다소 속도를 내어 읽었는데, 그러다보니 가끔은 무슨 내용인지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채 스크롤하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가 읽기도 했다. (밀리의 서재 구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웬만하면 전자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역시 책은 처음이 어렵다. 더욱이 책을 시작하자마자 융은 자신의 어릴 적 꿈 이야기를 현실과 곁들여 이야기하는데, 유년시절 챕터를 거의 다 읽고나서도 무슨 맥락인지 정리가 되지 않은 느낌이었다. 결국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 핵심포인트를 짚으며 이야기를 다시 구성해야만 했다. 하지만 학창시절을 넘어 대학시절 이야기에 들어가면서 조금은 쉽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이때부터 내가 얄팍하게나마 알고 있는 융의 정신분석학 개념과 이론에 대한 뒷이야기가 나오는데, 읽을수록 흥미가 생겼고 책의 후반부에 다다라서는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궁금할 정도였다. 대학시절 몇 가지 융 심리학 입문서를 읽은 적이 있었기에, 융의 집단무의식, 원형, 동시성과 같은 개념들은 대략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과 이론들을 어떻게 떠올리고 정립해나갔는지 사상가의 입을 통해 직접 설명하는 이 책은 색다른 흥미를 전다. 서구인들, 특히 명석한 두뇌를 타고난 인물들이라면 어린 시절 예외없이 겪는 기독교 교리와 전통에 대한 의구심과 불화를 이 책에서도 목격할 수 있다. 열성적인 기독교인이었던 엄마 덕분에 나 역시 어릴 적 비슷한 경험을 했다. 기독교의 비합리성과 무지함에 대한 자연스러운 의심과 반발은, 어릴 적 나를 혼란스러운 의식과 몽상에 빠뜨렸고,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모든 것들이 뒤섞여 나의 어린 시절 기억은 아직도 음울한 그림자에 덮여있다. 기독교를 부정하기 위해 나는 대학에 들어갔을 때 잠시나마 철학과 종교학에 심취하기도 했다. 더욱 강렬한 기독교의 세례를 받고 자란 칼 융은 대학에 들어간 뒤 아예 이쪽 길로 쭉 나아갔고, 결국 분석심리학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소년이 온다

광주민중항쟁에서 목숨을 잃은 분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지만, 그곳에서 살아난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생각해보게 되었다. 지옥같은 수용소에서 모진 고문을 견디며 6개월 뒤 풀려난 주인공은 자신이 겪은 일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홀로 삭이며 살아간다. 그러다 길에서 우연히 수용소 동기 진수를 만난다.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는, 두 사람이 겪은 비인간적인 경험을 간직한 채 소주로 달래며 서로 안쓰러워 하고 위로한다. 그 누구라도 견디기 어려운 트라우마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제대로 된 사회생활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두 사람. 결국 진수가 자살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오랜만에 읽은 한국 소설. 첫 챕터에서는 역사적 사실에 허구적 상상을 가미하여 사회적 의미를 이야기라는 틀을 활용하여 전달하는 소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챕터가 바뀌면서 화자가 달라지고 관점이 바뀌고, 이야기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해나간다. 나의 뇌는 더욱 긴장하며 퍼즐을 맞춰 소설을 읽어나가야 했고, 흥미는 더욱 달아올랐다. 그렇게 6개의 챕터가 전개된다. 챕터가 바뀔 때마다 달라지는 화자의 이야기는 어느 순간 저자 내면의 목소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실로 오랜 세월 직접 발품을 팔아 취재하고 인터뷰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건들은 예전에 신문과 뉴스에서 보았던 것들이다. 그 부조리한 사건들을 보며 분통을 터트리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나는 기억한다. 저자는 그러한 사건들의 당사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오랜 세월 그들과 이야기하며 자료를 모았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눈물흘리고 마음 아파했던 저자의 애절한 감정과 이해가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화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되는 것 같았다. 단순히 방구석에서 머리만으로 이야기를 구상하여 쓰는 소설과 차원이 다른 작품이다. 노벨문학상의 가치에 빛나는, 우리 소설이다. 나는 가끔 나 자신이 기나긴 트라...

번역과 창작

A는 원작을 충실하고 정확하게 번역한다. 반면 B는 도착문화에 친숙한 감정과 과정을 적절히 섞어서 번역한다. 때로는 원작에 없는 문장을 가미하기도 한다. B의 번역은 원작에서 다소 불완전해 보였던 부분을 잘 보완해주기도 한다. 다소 삐걱거렸던 추론선도 매끄러워지면서 설득력도 높아졌다. 그 결과 원작이 출발문화에서 원래 가지고 있던 위상보다 번역작이 도착문화에서 갖는 위상이 훨씬 높아졌다. 사실 이것은 번역이라기보다 창작에 가까웠다. 출판사 입장에서는 당연히 B의 번역을 사용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어떤 원문주의자가 나타나 그것은 "번역이 아니다."라고 이의를 제기한다. 원작에 대한 충실성이 정말 중요한 것인가? 번역가의 창조성이 더 중요한 것인가? 대개의 독자들은 B보다 A가 올바른 번역이라고 말할 것이다. 출판사들이 B를 선호하는 것은 책을 팔아 수익을 남기고 싶어하는 욕심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독자를 속이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범위를 넓혀 조망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임윤찬이 라흐마니노프를 피아노로 연주할 때 우리가 환호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기존의 무수한 연주들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악보가 달라졌는가? 원작이 달라졌는가? 아니다. 그것은 해석에 자신만의 영감을 불어넣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임윤찬이 청중을 속였을 뿐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연극들도 무수히 각색되어 무대에 오른다. 원작에서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는 평면적인 인물이 어느 한 배우에 의해 입체적인 인물로 부각되었을 때, 그는 원작을 배반한 것일까? 그의 훌륭한 연기에 찬사를 보내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음악이나 연극/영화는 단시간/공동소비되는 예술장르이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가 즉각적이고, 금방 스타로 떠오르고 돈이 모인다. 반면 책 특히 번역은 장시간/개별소비되는 장르이기 때문에 그 효과도 미미하고, 심지어 알아보는 사람도 거의 없다. 알아보는 사람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원래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이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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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6-9일: 코로나 격리중 읽은 책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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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도서관에서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빌려다 읽었다. 정조까지 읽고 그만두었다. 나중에 다시 시간이 나면 이어서 읽어야겠다. 조선왕조실록을 읽어보니 서로 연결되지 않고 떠돌던 역사적 사건들이 하나의 이야기처럼 이어진다. 초기의 건강하게 돌아가며 견제하는 정치체제가 중기를 넘어서면서 서로 죽고죽이는 판으로 변질되면서 국가통치논리가 오로지 당파와 이념에 매몰되어 희망없는 나라가 되어버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너무 답답하다. 인조의 쿠데타가 성공하면서 그나마 남아있던 희망도 사라진 듯 하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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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한 시간을 사용하는 세가지 방법 현재속에 살기 행복과 성공을 원한다면 바로 지금 일어나는 것에 집중하라. 소명을 갖고 살아라. 바로 지금 중요한 것에 관심을 쏟아라. 과거에서 배우기 과거보다 더 나은 현재를 원한다면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돌아보라. 그것에서 소중한 교훈을 배워라. 지금부터는 다르게 행동하라. 미래를 계획하기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원한다면 멋진 미래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려라. 그것이 실현되도록 계획을 세워라. 지금 계획을 행동으로 옮겨라. 이 몇 줄로, 이 책은 다 읽은 것입니다.ㅋ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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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감동적인 영화. 예전에 <체 게바라 평전>을 사서 집에 두었는데 친구놈 하나가 말도 없이 가져가는 바람에 아직도 그의 평전을 읽지 못했다. 이 영화는 게바라가 진정한 혁명가로 탄생하는 계기가 되는 남미 여행을 그리고 있다. 비록 거룩한 혁명의 가치를 무겁게, 또는 선동적으로 그리고 있지 않지만, 그의 인간적인 고민과 의식의 변화 과정을 서사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그를 우리와 더 가까운 인물로 다가서게 만든다.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서면서 나도 문득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드넓은 대륙으로 가는 길이 가로막힌 우리 현실이 떠올랐다. 우리도 대륙의 기운을 맘껏 만끽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다면 체와 같은 위대한 혁명가가 여럿 나오지 않았을까? 다시 책을 사서 읽어야 겠다.

레즈를 위하여- 새롭게 읽는 공산당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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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광우/장석준 지음 실천문학사 2003년 5월 황광우·장석준 공저의 『공산당선언』 해설서 『레즈를 위하여』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 책은 『공산당선언』의 해설에 초점을 맞춘 글이 아니라 『선언』을 매개로 '진보운동의 갈 길'을 논한 글이며, 『선언』의 번역에 멈춘 글이 아니라 『선언』을 계기로 '우리의 꿈'을 적은 글이다"라는 말로 지금까지 노동운동과 진보운동에 헌신했던 자신의 경험과 견해를 이 책에 쏟아부었음을 밝히고 있다. 오랫동안 노동 현장에서 땀 흘리며 이 땅에 진보적 이론의 씨앗을 뿌리는 데 앞장서 온 저자의 손길에 의해 우리의 실천을 재료 삼아 토착언어로 『공산당선언』이 다시 독해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1부는 말 그대로 수필이다. 『공산당선언』의 자구를 풀어 해석하는 아카데믹한 글도 아니요, 논점을 잡아 자신의 입론을 펼치는 논쟁적인 글도 아니다. 그저 『공산당선언』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 가슴속에 맺혔던 이야기를 풀어놓은 글이다. 이를 통하여 『공산당선언』의 깊이와 풍부함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제2부는 『공산당선언』의 번역본이다. 『공산당선언』은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역사에 대한 교양을 쌓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건을 꼭 읽을 필요가 있다.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쓰고, 세계사에 관련된 사진을 삽입하였다. 제3부는 이론적 독해를 위한 안내문이다. 『공산당선언』이 발표된 이래 지금까지 진행된 논쟁사를 몇 가지 중요한 논점에 따라 정리하였다. 『공산당선언』의 실천은 완료된 것이 아니라, 진행중이다. 따라서 이론적 해석과 입지는 다양하게 열려 있다. 『공산당선언』의 심화학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소개 장석준 - 연세대 사회학과 석사과정에 있으며 현재 민주노동당 중앙연수원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은책으로 <오래된 습관 복잡한 반성>(공저. 이후), <사회화와 이행의 경제 전략>(공저. 이후)이 있고, 옮긴책으로는 ...

탁월한 출판기획자가 되기 위한 10가지 실천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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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누가", "무엇을", "왜" 읽는지 파악하라. 베스트 셀러는 물론, 인기를 끄는 영화, 드라마, 음악 등에 대한 분석을 한다. 2. 출판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라. 출판시장, 즉 독자들이 관심을 갖는 주제에는 일정한 흐름이 있다. 3. 시장규모를 파악하라. 경제경영서는 몇 천부가 팔리는지, 아동서적은 몇 천부가 팔리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4. 잘 팔리는 이유를 파악하라. 책의 내용, 구성, 프로모션 등을 분석한다. 5.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라. 분야별 독자들이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나, 여러 특성을 분석한다. 6. 사회변동의 흐름을 파악하라. 정치, 경제, 사회현상의 변화, 국제사회의 흐름, 첨단기술의 등장을 항상 주목한다. 7. 주요 출판사들의 출판 특성을 파악하라. 출판사 별로 출판물의 특성, 유형, 내용선호도, 마케팅전략이 다르다. 8. 자신의 능력을 파악하라. (출판사의 경우) 자본이나 마케팅 능력에 맞는 출판물을 찾는다. 9. 출판물 광고의 흐름을 파악하라. 광고 컨셉의 흐름이나 전략을 분석한 다음, 결과에 비춰 광고의 성패를 분석한다. 10. 출판에 관련한 신문/잡지의 기사, 서평을 파악하라. 출판기사를 평소에 눈 여겨 보면 출판기획의 포인트를 잡기 쉽다. 발췌: 한기호 <희망의 출판>, 창해출판

장하늘의 "문장술 키우기 10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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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휘력이나 표현술을 늘린다. 2. 메모는 문장술 향상의 보증수표다. 3. 애매한 말은 항상 사전을 찾아 정확한 뜻을 새긴다. 4. 글을 많이 읽고 그 표현술을 분석한다. 5. "짓기", "고치기"는 작문의 왕도. 6. 명쾌하게 독자를 설득하는 기법을 익힌다. 7. 구체적 실례를 머리에 그리며 쓴다. 8. 소리내어 읽으면서 쓴다. 9. 시간을 정해놓고 빨리 쓰기 훈련을 한다. 10. 좋은 글은 들고 다니면서 외우고 모방한다. 발췌: 장하늘 <글고치기 교본>, 문장연구사

장하늘의 "쉬운 우리말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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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음말은 가급적 깎으라. "곧", "즉", "이를테면" 등과 같은 최대한 생략하라. 글 읽는 맛이 살아난다. 2. 중복되는 어휘는 피하라. 문장이 지루해진다. 3. 지시어는 될 수 있는 한 지워라. 문장을 읽다 "이", "그", "저" 등이 나오면 지시대상을 찾기 위해 앞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4. 조사의 중복은 피하라. 한 문장에 똑같은 조사는 기껏해야 두 번까지만 쓴다. 연달아 써도 안 된다. 5. 헐거운 문장은 군더더기를 깎으라. 문장을 최대한 깎고 쪼그라트려 짧게 하라. 6. 괄호나 삽입절은 최대한 짧게 하라. 글을 읽는데 방해가 된다. 될 수 있으면 괄호를 풀어 나란히 써라. 7. 피동형을 많이 쓰지 말라. 행위의 주체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아 문장의 의미가 희미해진다. 8. 문장이 길면 둘, 셋으로 쪼개라. 50자 넘는 글은 잘라라. 짧아야 읽히고, 힘이 있다. 9. 한 문장에는 한가지 일만. "one idea one sentence" 이 원칙을 어기면 주체가 혼동되어 의미가 아리송해진다. 10. 애매한 문장 배열은 피하라. "순이는 영희처럼 예쁘지 않다"는 무슨 의미인가? 순이, 영희 모두 예쁘지 않다는 말인가, 순이는 못생기고 영희는 예쁘다는 말인가, 순이도 예쁘지만 영희만큼 예쁘지 않다는 말인가? 11. "~을 행한다". "~을 갖는다", "~을 시키다", 등 번역투를 쓰지 말라. 언어는 민족정신의 사당이다. 구수한 된장냄새가 나는 우리말투로 바꿔라. 12. "~적的", "~화化", "~성性"을 최대한 피하라. 일반적으로 입에 밴 말들을 빼고는 쓰지 마라.   발췌: 장하늘 <글고치기 교본>, 문장연구사

삶은 방황이다-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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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는 《오디세이아 Odyssey 》의 주인공이다. 라틴명은 울릭세스 Ulyxes 또는 울리세스 Ulysses 이다. 이오니아 바다의 작은 섬 이타케의 왕자로 라에르테스와 안티글레이아 사이에서 태어났다. 성인이 되어 왕위에 오른 그는 미녀 헬레네에게 구혼하였으나 거절당하고 페넬로페를 아내로 맞아들여 아들 텔레마코스를 낳는다. 후에 헬레네가 트로이에 납치되고 트로이에 출병요구를 받자 그는 출병을 피하기 위해 미친 척 행동한다. 팔라메데스는 이를 의심하여 밭갈이를 하고 있는 오디세우스 앞에 텔레마코스를 데려다 놓는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아들을 피해 쟁기질을 함으로써 결국 자신의 행동이 거짓임이 탄로 나고 어쩔 수 없이 전쟁에 참가해야하는 처지가 된다. 하지만 일단 전투에 나가자 그는 뛰어난 무장으로서 활약한다. 아킬레우스가 죽고 나서 그가 쓰던 무구武具를 물려받을 가장 용감한 장수를 뽑는 시험에서, 아이아스와 겨루어 끝내 그것을 차지하기도 한다. 끝없는 공격에도 끄떡하지 않는 트로이성을 함락하기 위해 오디세우스는 목마 속에 병사를 숨기는 꾀를 생각해내어 트로이를 함락시키고 헬레네를 구출한다. 10년간의 전쟁을 마치고 고향으로의 돌아가는 길에 오디세우스는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사 수많은 고난을 겪게 된다. 키콘족이 사는 이스마로스라는 항구도시에 정박하였다가 주민들과 충돌이 일어나 부하들을 잃기도 하고, 폭풍우를 만나 로토파고스라는 도시에 표류하기도 한다. 퀴클롭스 섬에서는 거인족 폴리페모스에 잡혀 동굴에 갇혔다 기지를 써 도망쳐 나오기도 한다. 아이올로스 섬에서는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는 기회를 갖게 되지만 이마저도 안타깝게 실패하고 만다. 라이스트리곤이라는 야만족을 만나 부하들을 잃기도 하고 마녀 키르케에 의하여 부하들이 돼지로 변하기도 한다. 세이레네스의 요염한 노래나 요정 칼립소의 유혹을 뿌리치고 마침내 고향에 다다랐을 때에는 벌써 10년이 지난 후였다. 한편 그가 없는 20년 동안 고향에서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왕위를 노리며 궁전에서 밤낮으로 연회를 벌이며...

나의 일부가 된 책들

눈 앞에 있는 책장에서 짚이는 대로 몇 권 뽑아보자면...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라인홀드 니버/이한우/문예출판사;1992 난해한 번역으로 읽기는 힘들지만 머리싸매고 꼭 한번 읽어보세요. 개인의 도덕심은 항상 선일까요? 일제시대 친일파들은 모두 악인이었을까요? 우리 모두 열심히 살면 세상이 좋아질까요? 역사는 발전할까요, 퇴보할까요? 낭떠러지로 뛰어드는 쥐떼들은 똑똑해서 그럴까, 멍청해서 그럴까? -이 책에 해답이 있습니다. 권력과 지성인 에드워드 W. 사이드/전신욱 외/창;1996 "사회에 글을 발표하는 순간 당신은 정치적 세계로 진입하는 것이다. 정치적이 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글을 쓰지 말거나 말하지 마라." 모든 천사의 우두머리였던 타락천사Luciferian는 천국에서 떨어지면서 "Non Serviam!(I will not serve!)이라고 외친다. 이는 곧 아무것도 섬기지 않으며, 아무것도 믿지않겠다는 지식인의 맹세이기도 하다. 지식인이란 끊임없이 의심하는 사람이다. 지식인은 자신의 견해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직설적으로 말하며, 절대로 권력에 흡수고용되어서는 안되며, 영원한 이방인으로서 독립적이고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야한다. 이 시대의 가장 양심적인 지식인이 남긴, 작지만 강렬한 책! 제가 정말 좋아하는 책입니다. 엔트로피 제레미 리프킨/최현/범우사;1983 세상에는 항상 같은 양의 에너지가 존재한다. "여기"서 에너지를 많이 쓰면 "저기" 에너지는 준다. 한번 사용한 에너지는 사용가치가 떨어진다. 결국 "여기"는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게 되고 "저기"는 더 피폐해진다. 마침내 이세상은 죽은 에너지로 뒤덮힌다. 자기 꼬리를 차츰 뜯어먹는 뱀처럼. 환경정치학과 현대정치사상 황태연/나남출판;1992 정치학과 황태연 교수님 수업을 1년간 들으며 이 책을 강독했다. 대학에서 들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중 하나이다. 정치와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

바람난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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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동안 영화한편 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연휴 마지막 날 드디어 친구한테 영화보러가자는 전화를 받고 신이나서 충무로에 나갔다. "뭐 볼만한 게 있을까" 둘러 보다가 딱 눈에 띄는 게 이 영화였다. 나는 사실 처음부터, 그리고 영화를 보고난 한참 후에도 이 영화 감독이 홍상수인줄 알았다. 그 감독의 특기는 관객을 (특히 나를) 항상 불편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신문보니까 이 영화는 관객이 150만 이상이 들었다고 나왔다. 이번 영화는 어떻게 만들었길래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볼까 궁금하던 참이었다. 무슨 유명한 국제 영화제 본선에 올랐다고 우리나라 관객이 몰리던 적은 한번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에서 "취화선"까지) 역시 영화를 보고나서 불편한 느낌은 여전했다. 그렇게 자유롭게 즐기면서 사는거 싫어하는 사람들이 어디있겠는가? 부르주아의 한가로운 삶에서나 가능할까... 혹은 가부장제가 거의 사라진 2020년 상황에서나 가능할까... 난 그렇게 살지 못하는데... 어쩌란 말이냐? 잘났군. 정말. 그래도 "영화"일 뿐이라고 억지로 안위하며 마음을 달랬다. 하지만 아직도 불편한 것은 150만이라는 숫자다. 문득 내가 시대에 뒤쳐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이 엄습했다. 도대체 뭔가, 이 사람들은? 어느새 우리나라도 북유럽처럼 자유롭고 개방적인 성문화가 뿌리내렸다는 이야긴가? 가부장제가 완전히 깨졌다는 이야긴가? 호주제하나 제대로 폐지하지도 못하는 나라에서 그럴리는 없을텐데. 혹시 사람들이 모두 이 영화를 극장판 3류 에로 비디오로 생각하고 보러온건 아닐까? 영화가 끝나고 감자탕에 소주 한잔하면서 깨달은 것 하나... 감독이 홍상수가 아니고 임상수란 것.

조선여형사 다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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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밤이 이렇게 허전한 것은 긴 추석 연휴가 끝난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도 《조선여형사 다모》가 더이상 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TV드라마를 별로 보지 않지만 우연히 첫방송 매화밭 칼싸움 씬에 끌려 《다모》를 보기 시작하였다. 초반의 긴장감 넘치고 빠른 구성은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후반부에서는 조금 억지스러운 극전개가 눈에 띄기도 하였다. 이 드라마는 크게 장채옥을 중심으로 장성백과 황보윤이 대립하는 구도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삼각관계의 애틋한 사랑과 갈등이 주된 감동을 자아낸 스토리 라인이었다. 장재모와 장재희는 남매지만 아버지는 관군에 의하여 사형에 처해지고 집안은 몰락하는 바람에 헤어진다. 장재모는 관군을 피해 달아나지만 장재희는 사로잡혀 노예가 된다. 장성백은 민중들을 이끄는 두령이 된 후에도 "누이를 지키라"는 아버님의 말씀을 있지 않고 재희를 찾는다. 또한 두령으로서 그가 지켜야 할 대상은 민중이다. 여기서 그의 누이(채옥)는 곧 "민중"과 오버랩 된다. 황보윤 역시 불완전한 신분으로써 "체제 내에서" 계급상승을 꿈꾸는 야심가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정의감이 넘치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다. 실제 상황에서도 그런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지 궁금하긴 하지만 어쨌든 드라마에서는 있을 법한 인물이다. 그는 채옥을 가르치고 자신의 수하로 쓴다. 이 역시 깊은 애정이 밑바탕이 된다. 장성백은 채옥에게 말한다. 산채(백성이 평등하게 사는 세상)에서 정을 나누며 함께 살자 황보윤은 채옥에게 말한다. 백정으로 살아도 좋으니 (지금 이 불평등한 세상을 인내하며) 나와 같이 살자 장성백과 황보윤의 대립은 체제혁명과 체제순응의 대립이다. 민중은 체제 내에서 소극적인 편안함을 즐길 수 있지만 궁극적인 해방을 맛보기 위해서는 체제에서 벗어나는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당신이 채옥(즉, 민중)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