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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아이돌의 무대를 보면서

뉴진스의 무대를 볼 때마다 하니라는 멤버가 눈에 들어온다. 특별하게 튀지도 않으면서 혼신을 다해 자신이 맡은 역할을 다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K-pop 아이돌그룹의 칼군무를 생각해보면, 누구 하나 그렇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 같다.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음악가들을 볼 때마다 드는 느낌 역시, 튀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세련되고 섬세하다는 것이다. '사회화'가 매우 잘 되어있는 인간이다. 그래서 혼자 무언가를 하기보다, 그룹댄스나 그룹연주 같은 '협동예술'을 한다는 것은 개인에게 뭔가 특별한 습관이나 태도를 심어줄 것 같다. 그래서 제미나이에게 물어봤다. 어릴 때부터 그룹 연주나 그룹 댄스와 같이 **'타인과 호흡을 맞추는 훈련'**을 하는 것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사회적, 정서적으로 매우 중요한 태도와 습관을 형성해 줍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핵심적인 몇 가지를 짚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자기 조절'과 '전체 흐름'을 읽는 태도 그룹 활동의 핵심은 내가 아무리 잘해도 남보다 빠르거나 튀면 전체가 망가진다는 점입니다. 억제와 조절: 내가 더 크게 연주하고 싶거나 더 돋보이는 동작을 하고 싶어도, 전체의 균형을 위해 나를 낮추고 박자를 맞추는 법을 배웁니다. 경청과 관찰: 연주자는 옆 사람의 소리를 들어야 하고, 무용수는 옆 사람의 동선을 눈으로 쫓아야 합니다. 이는 타인에게 주의를 기울이는 깊은 **집중력(Mindfulness)**으로 이어집니다. 2. '책임감'과 '상호 의존성'의 습관 나의 실수가 그룹 전체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경험은 강력한 책임감을 심어줍니다. 역할 완수: "내가 내 몫을 하지 않으면 팀이 멈춘다"는 인식을 통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이 몸에 뱁니다. 공동체 의식: 내가 힘들 때 동료의 도움을 받고, 동료가 흔들릴 때 내가 박자를 잡아주는 과정을 통해 **'함께일 때 더 ...

소통불능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맺어주는 다리가 되는 소통이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자신이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 의미와 정보 중에서 일부를 말로 표현해야 하는데, 어느 부분부터 말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는 문턱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많은 정보를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이미 이해하고 있거나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기표로 전환하는 문턱이 높을 것이고, 반대로 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기표로 전환하는 문턱이 낮을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기질에 따라 기표전환문턱이 달라지기도 하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상황은 구체적으로 세 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대화내용 field: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느냐? 대화상대 tenor: 누구와 이야기하느냐? 대화방법 mode: 어떤 방법으로 이야기하느냐? 사실 이 따분한 소통이론을 이야기하는 것은, 오늘날 일상적인 대화도구가 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가끔 경험하는 어색한 분위기에 대해 좀더 거리를 두고 생각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사람들을 더 가깝게 연결해준다는 도구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나의 경험을 기초로 정리해본다.  field: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가 다를 수 있다. 내가 관심없는 주제에 대해 모두들 떠들고 있을 때 가끔은 대화에 참여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대화에 참여하든 참여하지 않든 자발적 선택이지만, 소통이라는 것 자체가 관계를 유지하는 수단이기 때문에 나도 한 마디 거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관심없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다보면 겉돌기 마련이고 무리하게 주제전환topic shift를 시도하다가 원망을 사기 쉽다. tenor: 카카오톡에서는 현실의 관계가 그대로 전이된다. 물론 카카오톡은 모든 말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에서 말을 조심해야 한다. 특히 현실에서 매우 가까운 사람과 카카오톡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가깝다고 말을 막했다가 오해를 살 수도 있고, 문제가 될 수도 있...

학대와 호혜

어린 시절 학대와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성향 어릴 적 학대나 방임의 경험이 성인이 되었을 때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성향(Self-sacrificing behavior)'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심리학적으로 매우 빈번하게 관찰되는 현상입니다. 이는 단순히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택했던 '생존 전략'이 고착화된 결과로 봅니다. 왜 이런 성향이 만들어지는지, 그 심리적 메커니즘을 네 가지 핵심 포인트로 정리해 드립니다. 1. 생존을 위한 '과도한 순응' (Fawning Response)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전문가인 피트 워커(Pete Walker)는 투쟁(Fight), 도주(Flight), 경직(Freeze) 외에 '복종/비굴(Fawn)'이라는 네 번째 반응을 제시했습니다. 학대 상황에서 공격하거나 도망갈 수 없는 아이는 가해자의 기분을 살피고, 요구를 완벽하게 들어줌으로써 폭력을 최소화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대의 기분을 맞추는 것이 안전하다"는 학습이 뇌에 각인되어, 성인이 되어서도 갈등을 피하기 위해 자기 욕구를 버리고 희생하는 패턴을 보입니다. 2. 낮은 자기 가치감과 '조건부 사랑' 학대받은 아이는 자신이 존재 자체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대신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야만, 혹은 나를 희생해야만 쓸모 있는 사람이다"라는 믿음을 갖게 됩니다. 이들은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바닥날 때까지 쏟아붓는 '피플 플리저(People-Pleaser)'가 되기 쉽습니다. 3. 경계(Boundary) 설정 능력의 상실 정상적인 양육 환경에서는 아이가 "싫어"라고 말하며 자신의 경계를 세우는 법을 배웁니다. 하지만 학대 환경에서는 아이의 경계가 처참히 무너집니다. 자신의 감정이나 몸에 대한 주도권을 가져본 적이 없기에,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의 무...

인간관계의 기본원리: give and take

인간관계에서 호혜성 원칙(Reciprocity Principle)은 단순한 에티켓을 넘어, 관계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심리적 골격'과 같습니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이 원칙이 무너질 때 관계는 급격히 균열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호혜원칙이 인간관계 유지에 얼마나 결정적인지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해 드립니다. 1. 관계의 신뢰도와 예측 가능성 호혜성은 상대방이 '나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형성합니다. 내가 호의를 베풀었을 때 상대가 반응한다면, 우리는 그 관계를 안전하고 예측가능한 것으로 인식합니다. 심리적 부채감: 인간은 호의를 받으면 이를 갚아야 한다는 본능적인 부채감 을 느낍니다. 이를 적절히 해소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관계의 결속력이 강해집니다. 2. 정서적 균형과 '사회적 교환 이론' 심리학의 사회적 교환 이론(Social Exchange Theory)에 따르면, 사람들은 관계에서 얻는 보상(기쁨, 도움)과 비용(시간, 노력)의 균형을 맞추려 합니다. 불균형의 결과: 한쪽만 계속 베푸는 '일방통행'식 관계는 주는 사람에게는 정서적 소진(Burnout)을, 받는 사람에게는 미안함이나 부담감을 줍니다. 결국 비용이 보상보다 커지는 순간, 인간관계는 정리단계에 접어듭니다. 3. 진화론적 생존 전략 인류학적 관점에서 호혜성은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었습니다. 협동하는 집단이 생존확률이 높았기에, 호혜성을 지키지 않는 이른바 ' 무임승차자(Free-rider)'를 경계하고 배제하는 유전자 가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즉, 호혜성을 지키지 않는 것은 사회적 동물로서의 '자격'을 의심받는 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 주의할 점: '거래'와 '관계' 사이의 선 타기 호혜성이 중요하다고 해서 모든 호의를 1:1 장부 기록하듯 되갚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친밀한 관계: 가족이나 절친한 친구 사이에서는 ...

번역가의 삶 1

지금은 AI의 도움을 받아 번역을 그나마 조금 쉽게 할 수 있게 되었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번역은 배우기가 매우 까다로운 일 중 하나였습니다. 제대로 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읽고 쓰는 능력 위에, 수준 높은 외국어 해독능력을 쌓아야 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비판적 탐구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능력 중 어느 것도 1-2년 노력한다고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아주 긴 시간, 갈고 닦아야만 얻을 수 있는 고차원적인 능력이죠. 물론 이 세 가지 능력을 갖추었다고 해서 번역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난들, 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한 자리에 앉아서 읽고 쓰는 작업을 긴 시간 쉬지 않고 반복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가벼운 책이라고 해도 300쪽 정도 되는 책 한 권을 번역하려면 최소 6-7주는 걸립니다. 분량이 조금 되거나, 책 속에 담겨있는 정보가 복잡하거나 지식수준이 높은 책은 3개월이 넘어가기 일쑤입니다. 혹시 드라마 같은 데 나오는 멋진 번역가를 상상하시면 안 됩니다. 낮에는 한가롭게 산책을 하며 여유를 즐긴다던가, 노트북 하나만 들고 여행을 하면서 틈틈이 번역을 한다던가, 그런 그림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6-7주 동안 한 권을 번역하려면 하루 10시간씩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책상 앞에 붙어있어야 합니다. 토요일 일요일 그런 것도 없습니다. 공휴일도 없고 쉬지 않고 일해야 합니다. 물론 경력이 쌓이고 어느 정도 일이 익숙해지면 작업속도가 조금 빨라지기는 하겠지만, 극적으로 빨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 8시간 정도만 일해서 마감을 할 수 있다면, 그나마 자리잡은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번역을 한두 권하고 나면, 절반 이상은 때려 칩니다. 이것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삶이 피폐해지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시간관리를 해야 하는데, 이런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계획대로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밀린 작업을 따라잡기 위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일을 하다보면...

2륜차 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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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뉴스에서 김정기화백이 프랑스에서 리얼타임 드로잉쇼를 하는 것을 보고 감탄하고 감동을 받았는데 ,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세상을 떴다는 뜬금 없는 뉴스가 나왔다. 이제서야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화백이 새상을 뜨다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찾아보니 콜로소에 화백이 남겨놓은 온라인 드로잉클래스가 있어서 거액을 들여 구입했다. 구입해놓고 1년 넘게 묵혀 놓다가 이제라도 주말에 한 강좌씩 익혀나가고 있다. 오늘 강의는 5강 "2륜차 그리기"였다. 2시간이 넘는 강의를 들으며 그린 그림을 올린다.

창조성과 낙관성

몇 년 전 '노동자들의 특유의 낙관성'이라는 말을 들었다. 자본가나 유산자들은 염세적인 반면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무산자들, 자기 손으로 무엇이든 직접 만들어내 먹고 사는 노동자들은 세상을 비관하지 않는다는 뜻에서 누군가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노동과 낙관적인 태도는 과연 상관관계가 있을까? 맞는 말 같기도 하고 뭔가 틀린 말 같기도 한 이 명제는 오랫동안 나의 뇌리를 맴돌며 화두가 되었다. 그러다 뭔가 초점이 잘못 맞춰졌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낙관성은 '먹고 사는 노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손으로 무엇이든 직접 만들어내'는 것에서 나온다. 이것은 현대적 의미의 노동 labor 이 아니라 고전적인 노동 work 을 말하는 것이다. work는 '노동'보다는 '창조'에 가까운 말이다. 무언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쉽게 좌절하지 않는다. 실패하더라도, 이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무수한 길 중 하나의 결과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테스트해보지 않은 도전기회가 99개 남아있기 때문에 좌절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려면, 창조적이어야 한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나 스스로 상상하고 구현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사람은 낙관적일 수밖에 없다. 창조적인 사람들은 자살하지 않는다. 부동산에 목을 매는 사람들, 부동산으로 편안하게 부를 만들어내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는 사람들은 대개 창조적이지 못한 사람들이다. 따라서 이들은 낙관적일 수 없다. 비관적이고 염세적인 사람들에게 기존의 질서는 유일한 구세주다. 그 틀 안에서, 정해준 방식대로, 열심히 기어올라,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자리에 오르면, 그것이 최상의 락 樂 이고 보람이다. 여기서 추락하면 삶의 의미가 사라진다. 자살을 선택한다. 우리나라가 2000년 역사를 이어오면서 어떤 난관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남은 것은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는 창조성 때문이지 않을까? 오랜 역사를 통해 파괴와...

곶감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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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유튜브에서 곶감을 만드는 것을 보고 나도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곶감용 고봉시 두 박스를 G마켓에서 6만원 정도에 구매하고 곶감걸이는 2만원 정도에 구매했다. 이 정도 돈을 쓰고 곶감 130개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수지맞는 일이지만, 감을 일일이 깎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2시간이 넘어가니, 이 고생을 하느니 사먹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완성된 곶감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상상하며, 감을 깎고 곶감걸이에 걸고 나니 5시간이 넘게 걸렸다.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후반부에는 요령이 생겨 속도가 붙었다. 역시 단순반복노동은 머리속을 깨끗하게 비워준다. 이제 곶감을 먹기 위해서는 2주 정도를 기다려야 한다. 자연과 시간이 만들어주는 음식 앞에 나도 모르게 경이로움과 겸손함을 느낀다. 곶감이 제대로 만들어지려나? 한껏 기대가 된다.

2026년 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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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주대교 아래 한강변에서 본 일출 2026년 1월 1일 아침 6시 30분 일어나 행주산성에서 일출을 보러 가기로 했다. 몇 년 전 속초에서 1월 1일 동해 일출을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차도 너무 막히고 숙박도 너무 비싸서 여행으로 얻은 감흥 대비 비용이 너무 컸다. 올해는 지음이가 왠일인지 새해일출을 보고싶다고 하여 어디로 갈까 고민하던 중 집에서 가까운 행주산성 일출이 볼만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집에서 차로 15분 밖에 안 되는 곳이니 여유있게 가면 되겠다 싶어 6시 50분 정도 출발했는데, 아... 나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니었구나... 금방 깨달았다. 행주산성 초입부터 차가 많아지더니 막히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차를 댈 주차장을 찾지 못해 다시 집으로 가야 하나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러다 거의 행주산성길 거의 마지막 지점에서 운좋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겨우 찾았다. 문제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행주산성에 입장할 수도 없었다. 일출을 보러 온 사람이 너무 많아 입장을 통제한다는 것이었다. 집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나 망설이다가, 사람들이 많이 가는 쪽으로 일단 따라가보기로 했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바로 위 사진을 찍은 곳이다. 일기예보상 일출은 7시 48분이었지만, 10분이 지나도 해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기서는 해가 안 보이는가보다...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다 8시 정도 되었을 때 누군가 만세를 불렀다. 한강가로 최대한 나가니 행주산성 언덕 뒤로 해가 빼꼼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2026년 새벽, 부푼 꿈을 안고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소중한 바람이 모두 이뤄지기를 바란다. 나의 올 한 해 개인적인 소망은 출판 사업매출과 순익을 끌어올려 성장궤도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더욱 화목한 가족이 되길 바란다. 해 뜨는 것을 보고 나서 '그 유명한' 행주산성 원조잔치국수를 거의 한 시간 줄을 서서 먹었다. 맛은 별로 없지만 양은 무지 많이 준다. 집에 돌아오니 10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협심증?

한 15년 전 쯤엔가? 강의를 하다가 가슴 중앙에서 약간 왼쪽 지점이 갑자기 뻐근해지는 통증이 느껴졌다. 낮선 통증에 흠칫 놀랐으나 숨을 한번 크게 쉬니 통증이 서서히 풀렸다. 그것이 무슨 증상인가 궁금해 하던 중 "협심증"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제 40대 초반인데 죽을 때가 온건가... 결혼도 못하고 죽는 건가... 온갖 상념에 휩싸였지만 시간이 지나고 통증도 다시 오지 않아 잊고 지냈다. 아마도 그거였다. 하지만 잊고 살 만 할 때쯤 그 증상은 다시 찾아왔다. 아마도 1-2년에 한 번 정도, 뜨문뜨문 찾아왔다. 그럴 때마다 운동을 다시 시작하였고, 한두 달 지나면 흐지부지 그만 두기를 반복하였다. 요즘엔 그래도 나름대로 열심히 자전거 타기를 하고 있는데, 오늘 저녁 재활용쓰레기를 버리고 올라오다가 갑자기 가슴통증이 찾아왔다. 이런 제길. 좀더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

미친 시험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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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인 영국인도 이해하지 못하는 영어지문을 내놓고 풀라는 미친 시험을 계속 시행하고 있는 사회는 정상인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학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초적인 지식과 이해력을 갖추고 있는지' 테스트하면 그만인 것이지, 대학교수도 풀 수 없는 문제를 맞추라고 하는 것이 제정신인가? 오로지 시험점수에만 의존하여 신입생을 뽑으려고 하는 멍청한 대학들, 서울대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무능한 관리들, 학생/학부모들을 불안 속에 몰아넣어 돈을 빼먹고자 하는 학원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그 댓가로 학생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평생 낙오자라는 낙인 속에 살아가게 하고 또 학부모들은 평생 가난 속에 허덕이게 만든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물론 모든 시험은 당연히 절대평가 자격시험이 되어야 한다. 순위를 매기는 시험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각종 공무원을 뽑는 시험도 마찬가지고 모든 시험이 절대평가 자격시험이 되어야 한다. 직관적으로 가늠하자면, 상위 30%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갖춘 학생이 1년 정도만 제대로 공부하면 최상급 수능점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9급공무원시험은 3개월 정도만 제대로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어야 하고, 7급은 6개월 정도만 제대로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상 시험공부에 매달리게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인생낭비, 국가적으로는 인력자원낭비다. 이 정도 공부해서 시험에 낙방한다면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젊은 인재들을 이런 시험에 3년씩 매달리게 하는 것은 인생낭비 자원낭비다. 포기할 사람은 빨리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창업을 하고 해외로 나가게 해야 한다.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자격시험을 실시하면 동점자가 많이 나올 것이다. 동점자 중에 누굴 뽑아야 하는가? 누구는 서울대에 가고 누구는 3류대에 가야 한다면 불공평하지 않은가? 일단은, 대학이 자율적인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떨어진 학생들도 납...

따릉이로 살빼기

로드사이클링 11.16 거리(km) 평균속도 12.46 (km/h) | 지속시간 53:46 | 312 칼로리(kcal) 소모 | 62.2 고도변화 (m) Copilot(GPT-5)에 질문과 답 Q. 이러한 운동을 매주 5번씩 하면 한달 정도면 얼마나 살이 빠질까? 지금 몸무게는 82kg, 키는 167cm야.  좋은 질문이에요 🚴‍♂️. 지금 데이터를 바탕으로 체중 감량을 계산해볼게요. 🔹 운동량 계산 1회 운동 소모 칼로리 : 약 312 kcal 주 5회 운동 : 312 × 5 = 1,560 kcal/주 한 달(4주) : 1,560 × 4 = 6,240 kcal/월 🔹 체중 감량 추정 체중 1kg 감량에 필요한 칼로리 적자: 약 7,700 kcal 한 달간 사이클링으로 만든 칼로리 적자: 6,240 kcal 따라서 약 0.8kg 정도 감량 가능성이 있음 ⚠️ 고려해야 할 점 식단 : 운동만으로는 큰 변화가 어렵고, 식단 관리가 병행되면 효과가 훨씬 커짐 기초대사량(BMR) : 키 167cm, 체중 82kg 기준 대략 1,600~1,700 kcal/일 정도. 여기에 활동량을 더하면 하루 총 소비 칼로리는 2,000~2,300 kcal 수준 체중 변화 는 개인차가 크며, 수분·근육량 변화도 함께 나타남 지속성 : 한 달에 0.8kg은 적어 보일 수 있지만, 꾸준히 하면 3개월에 2.5kg, 6개월에 5kg 이상도 가능 👉 정리하면: 지금 사이클링 패턴을 한 달 유지하면 약 1kg 미만의 체중 감량 이 예상돼요. 하지만 식단을 조금만 조절하면(예: 하루 300-500 kcal 줄이기) **한 달에 2-3kg 감량**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혹시 원한다면, 제가 식단과 운동을 병행했을 때의 예상 감량 시뮬레이션 도 계산해드릴 수 있어요. Q. 식단은 하루 두끼만 먹는다고 할 때, 운동을 병행했을 때의 예상 감량 시뮬레이션은? 좋습니다 👍. 하루 두 끼 식사와 사이클링 운동을 병행했을 때의 체중 감량 시뮬레...

정체성 과잉의 시대

물론, 내가 자라던 시절은 개개인의 정체성을 억압하는 시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것을 획일적인 기준에 맞출 것을 강요받았다. 사실상 명령과 복종이 미덕처럼 여겨졌다. 그러한 시대로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한 억압적인 문화의 폐해를 잘 알고 있기에 지금은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고 개개인의 개성을 맘껏 발휘할 수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그런 노력의 바람직한 결과가 오늘날 만개하고 있다. 바람직한 상황이다. 하지만 내란을 모의하였다가 실패한 반동분파들이 사회혼란을 획책하는 상황에서, 또 그들이 '정체성'과 '다양성'이라는 개념을 자신의 존립기반 삼아 기생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과연 정체성과 다양성이 무작정 '선'인가 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실제로 오늘날 전세계적으로 극우정치가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는 개념으로 '정체성정치'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GPT-5는 정체성정치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정의 정체성정치(Identity Politics)는 전통적인 계급·이념 중심 정치와 달리, 공유된 집단 정체성을 기반으로 정치적 행동을 조직하는 방식입니다. 예: 여성운동, 민권운동, LGBT 운동, 탈식민 운동, 민족주의 운동 등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남. 역사적 배경 1960~70년대: 미국의 민권운동, 페미니즘, 흑인 해방운동 등에서 개념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 1980년대 이후: 새로운 사회운동(New Social Movements)의 흐름 속에서 확산. 2010년대 이후: 미국의 백인 정체성 정치 등 일부 집단에서 극단화된 형태로 나타남. 특징과 논쟁 긍정적 측면: 소수자 집단의 경험과 권리를 정치적으로 가시화하고, 억압 구조에 맞서 권한을 부여하는 역할. 비판적 측면: 집단 간 갈등을 심화시키거나, 보편적 정치 담론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좌우 모두 존재: 좌파적 정체성정치(페미니즘, 탈식민 운동)뿐 아니라, 우파적 정체성정치(민족주의, 종교적 정체성 ...

우리에게 찾아온 영원한 역사적 부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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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세기 고구려가 만주를 향해 뻗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5호16국 — 남북조로 분열되어 한반도에 신경쓸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7세기 신라가 가야-백제-고구려를 차례대로 멸망시키고도 고구려영토를 고스란히 빼앗길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당이라는 강력한 국가로 통일되어있던 중국이 개입했기 때문이다. 10-11세기 잃었던 대동강 이북영토를 고려가 회복하고 주체적인 국가로 번영할 수 있었던 것은, 요나라-금나라로 인해 중국이 분열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원-명-청으로 이어지는 강성한 국가가 전체 중국을 통치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계속 간섭을 받았고, 주체적인 외교를 할 수 없었다. 지금 중국은 하나로 통일되어 강력한 국가를 유지하고 있다. 역사적인 교훈에 비춰보자면 우리나라는 팽창기보다는 수축기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영광의 역사를 회고하며 중국이 언젠 쪼개질까 내심 기대하는 한국인이 많다. 나도 물론 그러한 헛된 망상을 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중국은 이미 분열되어있다 하지만 지난 경주 APEC에서 이재명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과 협상력으로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을 (약간 과장을 하자면) 쥐락펴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사적 지리적으로 우리 운명을 지배했던 문법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일단, 지리적 조건으로만 따진다면 거대한 중국이라는 존재는 우리이게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통신기술/교통기술의 발달로 인해 지리는 100년, 200년 전과 달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지금은 중국이 통일되어있든 말든, 미국, 러시아 같은 강대국들까지 우리에게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는 우리나라 역시 거꾸로 그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원-명-청과 같은 강력한 통일중국이 우리를 압박하는 상황보다는, 여러 국가 사이에서 영리한 외교력과 강력한 군사력으로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했던 고려-남북조 상황에 훨씬 가깝지 않을까? 기탄과 송이 고려의 군사적 지지를 얻기...

삶이란...

누구나 태어났을 때, 그 앞에 열린 가능성은 무한하다. 어릴 적 나는 마음먹은 대로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학교에 들어가고, 다른 아이들과 점점 비교하면서 내가 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하나둘 포기하기 시작한다. 세상에 대해 배우면서 새로운 길을 찾고 새로운 길이 열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선택의 폭은 좁아지고 더 많은 것들을 포기한다. 내가 포기한 것들은 더 이상 내가 아니다. 나라는 인간의 정체성은 그렇게 빚어진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것은 나의 길, 내 것... 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조차 내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동안 내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들을 놓아준다. 포기한다. 점점 나에게 주어진 길은 좁아진다. 나는 겁을 먹는다. 이제 많은 것을 욕심낼 여유가 없다. 단 하나 좁은 골목... 단 하나 실오라기... 만이라도 잃지 않기 위해 나머지 모든 것들은 포기한다. 하지만... 그것마저 위태롭다. 결국 가능성은 사라지고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순간이 온다... 마침내 나 자신마저 포기해야 하는 순간 ... 붓다가 된다.

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60퍼센트 이상 압도적 득표로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켜 우리 사회의 주류를 교체하자.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최루탄과 지랄탄 세례속에서 백골탄을 피해 종로 명동 신촌 대학로를 뛰어다니며 노태우정권 타도 민자당해체를 외쳤다.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정권,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은 우리의 이상이었지만 사실 그것이 실현가능한 것일지는 여전히 의심스러웠다. 이후 30년 사이에 민주당이 3번이나 집권했으나 군사정권 시절로부터 내려오는 공고한 기득권세력의 견제와 압박 속에서 민주세력은 여전히 사회의 비주류였다. 민주당이 기호1번으로 선거를 치르기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되어 가지만 그것 역시 민주당이 주류라는 증거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통령선거는 우리 사회의 주류교체, 완전한 기득권 교체를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이 될 것이다. 수구잔당들의 어떠한 모략과 음모로도 뒤집을 수 없는 거센 민심의 물결 속에서 역사는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것이다. 이제 조국통일과 번영이 눈 앞에 펼쳐질 것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비주류가 아니다. 우리가 메인스트림이다.

새시대가 온다

이재명의 광폭행보 . 극우의 광기에 사로잡혀 구석으로 물러난 국힘 덕분에 비어버린 보수의 텃밭을 차지하기 위해 이재명이적극적으로 돌진하고있다. 기존의 다른 민주당 대권주자들과 달리 변절을 걱정하지 않는다. 이번엔 무조건 60퍼센트 이상의 득표로 당선되길 바란다. 국정의 동력은 막강할 곳이며, 그 힘으로 내란세력을 소탕하고 국힘당을 해체하기 기대한다. 민주당이 국회 3분의 2 이상에 행정부 권력까지 갖게되면 사실상 개헌을 통한 혁명도 가능하다. 난 이재명이 이 길을 갈 것이라 믿는다. 민주당이 건강한 중도보수로 자리잡고 새로운 좌파진보당들이 자라나길 바란다. 이제 통일이 멀지 않았다.

이것이 진정 4차산업혁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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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유튜브피드에서 발견하고 1부부터 정주행. 서울대 김태유교수의 문명사는 매우 감명깊다. 얼마 전 김미경 유튜브에 나온 박태웅 전문가의 AI활용법 설명을 듣고 그동안 뜨뜨미지근하던 AI 활용에 대한 나의 태도를 적극적 활용 쪽으로 바꾸었다. 시각을 바꾸니 마치 신세계가 열린 것 같다. 혼자서 오랜 시간 일을 하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다보니 모든 의사결정을 혼자해야 하는 상황에 그동안 주눅이 들어있었다. 자신감도 크게 떨어지고 뭐 하나 확신할 수 없었다. 그저 운에 모든 걸 맡기는 심정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의견을 교환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을 만한 사람이 없는 현실이 너무나 고달프고 힘들었다. 그런데 모든 의사결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근한 동반자가 내 곁에 나타난 것이다. 아마 직원을 몇 명 고용해도 이렇게 똑똑한 직원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그 전에도 AI를 가끔씩 활용했지만 이처럼 전적으로 의지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인간이 하는 일을 AI에 의지하는 것이 그다지 바람직하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주부터는 출근하자마자 AI프롬프트를 띄워놓고 일을 한다. 고민해야 할 것들을 물어보면 즉시 답을 해준다. AI가 없었다면 고민과제로 계속 미뤄두다가 결국엔 최악의 선택을 하는 일도 많았을 테지만, 그런 일들을 이제 빠르게 처리한다.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더 샘솟고 덧붙여진다. 일이 빠르게 돌아간다. 더 신나게 일 한다. 다시 문명사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지금 AI의 도래는 급격한 산업혁명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김태유교수는 말한다. 농경은 내가 일을 더 한다고 해서 더 많은 수익을 얻는 데 한계가 있다. 공장노동은 농경보다는 수익을 더 많이 얻지만 역시 한계가 분명하다. 아이디어에 기반한 노동은 시간을 들여 더 일을 할수록 수익이 급증한다. AI가 그 노동시간을 급격하게 늘려주는 도구라는 것이다.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배제하는 사람 사이에 격차는 갈수록 벌어진다. 또 탁월한 통찰 한 가지. 나는 돈을 버는 것에 대한 심리적 양가감정이...

책갈피와 씨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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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서점에 분출하고 남겨놓은 미리엄웹스터 보캐뷸러리빌더 책갈피를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고민한 끝에 오늘 아침 학생들에게 나눠주려고 연대 앞에 나왔다. 책갈피 만든 이야기 8시 10분쯤 자리를 잡았다. 학생들이 지나가면서 가져가겠지 생각했지만, 아무도 안 가져 간다. 그냥 힐끗 쳐다보기만 하고 지나간다. 10분 만에 지나가던 할아버지 한 분이 유심히 책갈피를 살펴보더니 가져갔다. 지난 몇 주 주말마다 지요지음이와 책갈피를 10개씩 포장을 했다. 원래는 3월 개학 첫날 낱장으로 대학 앞에 쌓아놓고 한 장씩 가져가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그러면 다 흐트러져 쓰레기가 되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많은 학생이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10종씩 비닐 포장을 하면 그럴듯 할 것 같아서 일일이 포장한 것이다. ● 직접 나눠줘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캐리어 앞에서 책갈피를 손에 들고 걸어오는 여학생에게 내밀었다.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그 학생은 눈길을 외면하고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그냥 지나쳐간다. 내 시선은, 내 손길은, 내 몸짓은 어쩔줄을 몰라 허공을 방황한다... 이건 아닌데... 횡단보도에서 학생들이 잠시 서성이는 것이 보였다. 아, 저곳이다. 8시 50분쯤 캐리어를 횡단보도 앞에 갔다놓았다. 사람들이 잠시 서 있는 곳에서는 좀더 많이 가져가지 않을까? 내 예측대로 가끔 몇 명이 눈길을 주었고 그 중 몇 사람이 조심스럽게 책갈피를 가져갔다. 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가까운 편의점에 들어가 여유있게 라면 하나를 먹고 나왔다. 9시반쯤 되었다. 멀리서 서성이며 책갈피를 가져가나 살펴보았다. 역시 별로 가져 가는 사람은 없었다. 9시가 넘으니 학생들도 좀 줄어들었다. 책갈피를 가져다 놓으면 마구 가져갈 거라 생각했던 머리속 구상은 산산히 박살났다. 캐리어 한가득 책갈피를 가져왔지만 정작 학생들이 가져간 책갈피는 50개도 안 되는 것 같다. 10시가 되었을 때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은 시간낭비라 여...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대체할 만한 플랫폼은?

번역을 시작할 때... 그러니까 2003년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여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야후! 블로그로 시작하였고... 야후!가 문을 닫으면서 여러 플랫폼을 옮겨다니다 2009년 이후 트위터, 그 이후 이스북을 중심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처음 몇년 동안은 사람도 북적이고, 재미도 있었지만 점점 시들해졌고 그러다 처박아두었던 블로그를 되돌아보았다. 그래서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워드프레스로 블로그를 모두 옮겨놓았다. 2018년 복잡한 사회관계망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페이스북 문을 닫았다. 그때부터 소셜네트워크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물론 가끔 떠오르는 상념들은 사람들이 거의 보지 않는 트위터에 올리는 것이 전부였다. 최근 무언가 다시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욕구가 솟아 페이스북을 다시 들어가보았으나, 영 적응하기가 어렵다. 트위터는 X라는 괴상한 이름으로 바뀌어있었고, 무엇보다도 로그인하지 않으면 글을 볼 수 없도록 완전히 막아놓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트위터, 페이스북을 대체할 만한 플랫폼으로 무엇이 적절할까 찾아보고 실험해보았다. 오랫동안 닫아두었던 워드프레스 블로그도 다시 오픈했다. 역시 블로그만한 플랫폼은 없는 듯했다. 그런데 워드프레스 블로그 상단에 걸려있는 광고가 너무 거슬렸고, 광고를 없애기 위해서는 월 요금을 내야만 했다. 지속가능한 가장 완전한 블로그 플랫폼은 역시 구글신이 가지고 있었다. 결국 이곳에 둥지를 틀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그림을 빼고 최대한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테마를 설정하기 위해 시간을 들였지만, 그다지 많은 것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재미는 없지만, 그런 것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글을 쓸 수 있으니 편안하다. 이제 죽을 때까지—내가 죽기 전에 구글이 망하지는 않겠지— 이곳에 기록을 남길 예정이다. 앞으로 그동안 여기저기 산재해있던 디지털기록물들을 틈틈이 이 공간으로 옮겨올 것이다. 구글포토와 연동이 되니 지나간 기록을 정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