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시험공화국

 
미국인 영국인도 이해하지 못하는 영어지문을 내놓고 풀라는 미친 시험을 계속 시행하고 있는 사회는 정상인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학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기초적인 지식과 이해력을 갖추고 있는지' 테스트하면 그만인 것이지, 대학교수도 풀 수 없는 문제를 맞추라고 하는 것이 제정신인가? 오로지 시험점수에만 의존하여 신입생을 뽑으려고 하는 멍청한 대학들, 서울대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무능한 관리들, 학생/학부모들을 불안 속에 몰아넣어 돈을 빼먹고자 하는 학원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그 댓가로 학생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평생 낙오자라는 낙인 속에 살아가게 하고 또 학부모들은 평생 가난 속에 허덕이게 만든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물론 모든 시험은 당연히 절대평가 자격시험이 되어야 한다. 순위를 매기는 시험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각종 공무원을 뽑는 시험도 마찬가지고 모든 시험이 절대평가 자격시험이 되어야 한다. 직관적으로 가늠하자면, 상위 30%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갖춘 학생이 1년 정도만 제대로 공부하면 최상급 수능점수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9급공무원시험은 3개월 정도만 제대로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어야 하고, 7급은 6개월 정도만 제대로 공부하면 합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상 시험공부에 매달리게 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인생낭비, 국가적으로는 인력자원낭비다. 이 정도 공부해서 시험에 낙방한다면 포기하고 다른 길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젊은 인재들을 이런 시험에 3년씩 매달리게 하는 것은 인생낭비 자원낭비다. 포기할 사람은 빨리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창업을 하고 해외로 나가게 해야 한다.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론 이렇게 자격시험을 실시하면 동점자가 많이 나올 것이다. 동점자 중에 누굴 뽑아야 하는가? 누구는 서울대에 가고 누구는 3류대에 가야 한다면 불공평하지 않은가? 일단은, 대학이 자율적인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할 것이다. 또한 떨어진 학생들도 납득할 수 있을 만큼 기준도 공정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학서열을 무너뜨려야 한다. 미국과 영국의 대학들처럼 분야별 특성화를 해야 한다. 뭐, 이렇게 되니 교육제도 전반을 바꾸는 거창한 일이 되겠지만, 이러한 관점에서 제도를 혁신해 나가야한다.

공무원 같은 경우, 동점자들은 면접시험으로 걸러내야 한다. 또는 내년도 예비합격자로 뽑아도 좋다. 조금은 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뺑뺑이를 돌려서 뽑아도 좋다. 운으로 결정하는 것이다. 1점이라도 높은 사람을 뽑기 위해 말도 되지 않는 난해한 시험문제를 내서 등수를 매기는 것보다, 운으로 결정하는 것이 훨씬 낫다. 등수를 매겨 스스로 낙오자라는 굴레를 뒤집어씌우는 것보다, 운이 나빠서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훨씬 생산적인 여유를 안겨줄 것이다.

시험 한 번으로 인생의 성패를 가르는 시스템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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