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25의 게시물 표시

삶이란...

누구나 태어났을 때, 그 앞에 열린 가능성은 무한하다. 어릴 적 나는 마음먹은 대로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학교에 들어가고, 다른 아이들과 점점 비교하면서 내가 할 수 없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하나둘 포기하기 시작한다. 세상에 대해 배우면서 새로운 길을 찾고 새로운 길이 열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선택의 폭은 좁아지고 더 많은 것들을 포기한다. 내가 포기한 것들은 더 이상 내가 아니다. 나라는 인간의 정체성은 그렇게 빚어진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것은 나의 길, 내 것... 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조차 내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동안 내 것이라고 착각했던 것들을 놓아준다. 포기한다. 점점 나에게 주어진 길은 좁아진다. 나는 겁을 먹는다. 이제 많은 것을 욕심낼 여유가 없다. 단 하나 좁은 골목... 단 하나 실오라기... 만이라도 잃지 않기 위해 나머지 모든 것들은 포기한다. 하지만... 그것마저 위태롭다. 결국 가능성은 사라지고 모든 것을 포기할 수밖에 순간이 온다... 마침내 나 자신마저 포기해야 하는 순간 ... 붓다가 된다.

마지막 혼을 불살라 교정작업

지난 11월 말 《비판적 사고의 힘》을 계약하고 번역작업을 시작하여, 편집과 디자인작업을 거쳐 마지막 교정작업을 하고 있다. 디자인작업을 기다리느라 중간에 한 달 정도는 다른 작업을 한 것을 고려하더라도 이 책에만 꼬박 6개월을 쏟아부었다. 어쩌다보니 12.3 내란이 벌어지고 6.3 대선으로 민주공화정을 되찾은 기간과 거의 겹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작업한 기억은 음울하고 화가 나는 감정으로 뒤덮혀있다. 원래는 3월 출간을 계획하였다. 늘 그렇듯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그러다 4월, 5월, 6월로 미뤄지다... 결국 7월이 되고 말았다. 이것만 보더라도 나의 업무계획이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월 말에는 무조건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인디자인 편집본을 받아서 최종적으로 맞춤법 오류를 바로잡는 작업을 시작했는데, 다시 보니 여기저기 자꾸 고칠 것이 눈에 띈다. 시간은 계속 늘어나고 출간일정도 밀린다. 안 돼! 이제 끝내야 돼! 사실 이러한 경험은 책을 낼 때마다 매번 반복되었다. 번역부터 편집과 교정... 재교정, 3교, 4교... 같은 원고를 몇 번 반복해서 읽다보면 정말 지루하고 답답하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 과정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래서 더 이상 고칠 건 없을 거야... 혼자만의 믿음을 세우고 그대로 원고를 인쇄소에 넘겨버린다. 아 이제 시원하다... 사실 그렇게 출간했던 책이 바로 《논증의 탄생》이었다.  책이 나오고 맨 처음 나온 독자의 반응은 어김없이 오탈자가 많다는 것이었다. 2쇄, 3쇄를 찍으면서 고치고 또 고쳤다. 물론 그렇게 수정할 기회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때 기억을 되새기며 이 지루한 작업을 견디고 버틴다. 마지막 일주일만 더 견디며 원고를 수정하는 작업에 몰두하면, 책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고 나 스스로 암시하며 작업에 매진한다. 더 집중하여 더 꼼꼼하게 마지막까지 버텨야 한다. 긴 산고 끝에 빛이 나는 걸작이 나오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