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혼을 불살라 교정작업
지난 11월 말 《비판적 사고의 힘》을 계약하고 번역작업을 시작하여, 편집과 디자인작업을 거쳐 마지막 교정작업을 하고 있다. 디자인작업을 기다리느라 중간에 한 달 정도는 다른 작업을 한 것을 고려하더라도 이 책에만 꼬박 6개월을 쏟아부었다. 어쩌다보니 12.3 내란이 벌어지고 6.3 대선으로 민주공화정을 되찾은 기간과 거의 겹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작업한 기억은 음울하고 화가 나는 감정으로 뒤덮혀있다.
원래는 3월 출간을 계획하였다. 늘 그렇듯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그러다 4월, 5월, 6월로 미뤄지다... 결국 7월이 되고 말았다. 이것만 보더라도 나의 업무계획이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6월 말에는 무조건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마지막 인디자인 편집본을 받아서 최종적으로 맞춤법 오류를 바로잡는 작업을 시작했는데, 다시 보니 여기저기 자꾸 고칠 것이 눈에 띈다. 시간은 계속 늘어나고 출간일정도 밀린다. 안 돼! 이제 끝내야 돼!
사실 이러한 경험은 책을 낼 때마다 매번 반복되었다. 번역부터 편집과 교정... 재교정, 3교, 4교... 같은 원고를 몇 번 반복해서 읽다보면 정말 지루하고 답답하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 과정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래서 더 이상 고칠 건 없을 거야... 혼자만의 믿음을 세우고 그대로 원고를 인쇄소에 넘겨버린다. 아 이제 시원하다...
사실 그렇게 출간했던 책이 바로 《논증의 탄생》이었다. 책이 나오고 맨 처음 나온 독자의 반응은 어김없이 오탈자가 많다는 것이었다. 2쇄, 3쇄를 찍으면서 고치고 또 고쳤다. 물론 그렇게 수정할 기회가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때 기억을 되새기며 이 지루한 작업을 견디고 버틴다. 마지막 일주일만 더 견디며 원고를 수정하는 작업에 몰두하면, 책의 가치는 더 올라간다고 나 스스로 암시하며 작업에 매진한다. 더 집중하여 더 꼼꼼하게 마지막까지 버텨야 한다. 긴 산고 끝에 빛이 나는 걸작이 나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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