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찾아온 영원한 역사적 부흥기
4-5세기 고구려가 만주를 향해 뻗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이 5호16국—남북조로 분열되어 한반도에 신경쓸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7세기 신라가 가야-백제-고구려를 차례대로 멸망시키고도 고구려영토를 고스란히 빼앗길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당이라는 강력한 국가로 통일되어있던 중국이 개입했기 때문이다.
10-11세기 잃었던 대동강 이북영토를 고려가 회복하고 주체적인 국가로 번영할 수 있었던 것은, 요나라-금나라로 인해 중국이 분열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원-명-청으로 이어지는 강성한 국가가 전체 중국을 통치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계속 간섭을 받았고, 주체적인 외교를 할 수 없었다.
지금 중국은 하나로 통일되어 강력한 국가를 유지하고 있다. 역사적인 교훈에 비춰보자면 우리나라는 팽창기보다는 수축기에 가까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영광의 역사를 회고하며 중국이 언젠 쪼개질까 내심 기대하는 한국인이 많다. 나도 물론 그러한 헛된 망상을 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중국은 이미 분열되어있다
하지만 지난 경주 APEC에서 이재명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과 협상력으로 미국과 중국이라는 강대국을 (약간 과장을 하자면) 쥐락펴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역사적 지리적으로 우리 운명을 지배했던 문법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일단, 지리적 조건으로만 따진다면 거대한 중국이라는 존재는 우리이게 불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통신기술/교통기술의 발달로 인해 지리는 100년, 200년 전과 달리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지금은 중국이 통일되어있든 말든, 미국, 러시아 같은 강대국들까지 우리에게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물론 이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는 우리나라 역시 거꾸로 그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은 원-명-청과 같은 강력한 통일중국이 우리를 압박하는 상황보다는, 여러 국가 사이에서 영리한 외교력과 강력한 군사력으로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했던 고려-남북조 상황에 훨씬 가깝지 않을까?
기탄과 송이 고려의 군사적 지지를 얻기 위해 엄청난 외교전을 펼치며 고려를 떠받들던 시대가 다시 온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상황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왜냐하면 미국, 중국, 러시아를 통일할 수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사령관이 자신의 방에 붙여놓았다는 거꾸로 된 지도 East-up map은 이러한 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한반도는 미국과 중국과 러시아 모두 놓칠 수 없는 땅이다. 더욱이 강력한 기술력과 군사력으로 누구도 우숩게 볼 수 없는 강한 나라가 되었다. 이러한 지리적 잇점을 활용하여 이제 우리는 원하는 것을 하나씩 얻어내면 된다. 물론 그 첫 번째 목표는 남-북 통일이다.
(권력을 잡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국제정세와 역사에 무지한 극우 포퓰리즘 세력에게 권력을 넘겨준다면 우리나라는 또다시 망국의 길로 들어서겠지만—이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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