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06의 게시물 표시

정말 창조적인 번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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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가 1920년대 중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 발음이 나는대로 이름을 붙여 팔았다고 합니다. 커쿠커라 蝌蝌肯蜡 그런데 이 중국말의 뜻은 “밀랍올챙이를 씹는다” 또는 “암말에 밀랍칠을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코카콜라는 제품 이미지와 맞는 이름으로 골몰하다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커우커커우라 口渴口辣 이 말은 너무나 적나라하게 코카콜라의 특성을 드러냈으니, 그 뜻은 바로 “목이 마르고 입이 맵다”는 뜻이었죠. (콜라 마시면 정말 목이 말라요!ㅋㅋ) 중국에 진출한지 몇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좋은 이름을 찾기 위해 골몰한 코카콜라는 1930년대로서는 거금이었던 미화 30달러를 상금으로 걸고 이름공모를 하였는데 그때 당선된 것이 바로 아직까지 쓰이는 이름입니다. 커커우커러 可口可樂 대충 “입이 있어 즐겁다”는 뜻으로 해석되죠. 그래도 앞의 이름보다는 훨씬 낫네요. 1960년대 펩시는 코카콜라의 아성을 무너뜨리고자 전세계 마케팅에 한창 주력했습니다. 이 때 내세운 슬로건이 바로 그 유명한- Come alive with the Pepsi Generation 입니다. 번역을 하자면 "펩시세대와 살아있음을 느껴보세요" 또는 "펩시세대는 활력이 솟아나요." 정도가 될 것입니다. 젊은층은 펩시를 마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싶었겠죠. 이 때 타이완에서는 이 슬로건을 이렇게 번역하여 광고하였습니다. 펩시를 마시면 죽은 조상도 다시 살아납니다 (back-translation: Pepsi will bring your ancestors back from the dead") 왜 이런 번역이 나왔을까 제가 생각을 해봤는데... 아마도 generation>세대>조상, come alive>부활한다 라고 번역했던 것 같습니다. 대단한 상상력!ㅋㅋ KFC의 슬로건 “finger-lickin' good"은 "손가락을...

우리 마음속 단어 - 새다운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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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한번 "빨간색"을 한번 떠올려보세요. 자, 이제 오렌지빛이 나는 빨간색을 떠올려보세요. 또, 보랏빛이 도는 빨간색을 상상해 보세요. 물론 오렌지빨강이든 보라빨강이든 빨간색이라고 부를 수 있갰지만 "진짜 빨강"과 다르죠? 이처럼 우리 마음 속에는 빨간색다운 빨간색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개"는 어떤가요? "개"하면 떠오르는 진짜 개, 개다운 개는 제 생각에 진돗개나 셰퍼드입니다. 비글이나 페니키즈는 개라고 부르긴 해도 개답지 못한 개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러한 판단이 개인적인 취향과는 아무 상관없이 우리 머릿속에 일관되게 떠오른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러분이 오렌지빨강이나, 비글을 더 좋아한다하더라도 빨강, 개 하면 떠오르는 전형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30년 전 미국 UC Berkeley 심리학과 교수인 Eleanor Rosch는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20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furniture" "fruit" "vegetable" "bird" "capenter's tool" "clothing"과 같은 단어의 마음 속 전형을 조사한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들어있는 전형이 거의 차이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한 예로 새에 대한 전형을 조사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위의 도표에서 보듯이 거의 모든 학생이 울새나 참새를 새의 전형이라고 보았습니다. 앵무새, 꿩, 신천옹, 큰부리새 다음에, 올빼미, 다음에 펠리컨, 펭귄, 맨 아래 타조 에뮤가 있었습니다. 박쥐는 아예 새로 간주되지도 않았습니다. 이러한 실험은 미국 전역에 걸쳐 오랜기간 반복적으로 실시되었음에도 그 결과는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문화와 환경이 다른 집단에서는 이러한 마음속 ...

[홍세화의 수요편지]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화

 젊은 벗에게, 엉뚱한 질문을 던집니다. 한국 사회구성원들은 한겨레신문에 대해 알고 있을까요? 대부분 ‘알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가령 한겨레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나오는 ‘책과 지성’ 특집면인 ‘18도’를 읽어 본 사람은 아주 소수에 지나지 않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한겨레신문이 어떤 신문인지 알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읽지 않고도 알 수 있는, 정보 홍수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 대부분의 한국사회구성원은 한겨레신문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요? 물론 ‘가까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입니다. 한국사회 구성원은 민주노총에 대해, 전교조에 대해, 공무원 노조에 대해 알고 있을까요? 실제로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떻게 알고 있다고 믿고 있을까요? ‘알 필요가 없는 것’으로 입니다. 이미 부정적으로 의식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민주노동당은 어떤가요? 한국 사회구성원이 민주노동당에 대해서 알고 있을까요? 물론 ‘알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어떻게 알고 있다고 믿고 있을까요?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 쯤은 이제 거의 모든 한국사회 구성원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중요하게 알고 있는 게 있습니다. ‘접근해선 안 되거나 접근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입니다. 사민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거의 모든 사람이 사회주의든 사민주의든 나쁘다는 것은 알고 있지 않습니까? 한국 사회에서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규정 한다’라는 마르크스의 명제가 전혀 통하지 않는 이유 입니다. 이미 의식화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으로. 삶은 누구에게나 소중합니다. 한번밖에 오지 않는 삶, 그 삶을 유지해 주는 것은 건강한 몸이고 그 삶의 지향을 규정하는 것은 의식세계 입니다. 그런데 놀랍지 않습니까? 사람들이 삶의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몸의 건강에 대해서는 엄청난 관심을 갖는데 반해, 삶...

영혼의 단어 - spirit

-Eugene Nida, Towards a Science of Translating: With Special Reference to Principles and Procedures Involved in Bible Translation , Leiden: E.J.Brill, 1964, p.107. "[Meaning is] a complex of relations of various kinds between the component terms of a context situation." -J.R.Firth, The Tongues of Men and Speech , London: Oxford University Press, 1970, p110. 단어의 의미는 사전적 정의로만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단어가 쓰인 문장뿐만 아니라, 그 문장과 다른 문장과의 구조적 관계, 그 문장들이 속한 전체적인 텍스트, 이러한 텍스트가 속한 문화적 맥락을 모두 고려해서 파악해야 합니다. The spirit of the dead child rose from the grave. 이 문장에서 spirit은 Nida의 도표에서 7번밖에 해당하는 곳이 없습니다. The spirit of the house lived on. 이 문장에서 spirit은 5번이나 7번이 될 수 있지만, 은유적으로 사용하면 6번이나 8번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맞는 의미가 맞는지는 결국 앞에서 말한 전체적인 맥락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단어의 의미 파악은 전체 텍스트를 얼마나 정확하게 분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위에서 예로 든 spirit처럼 영어에서 마구잡이로 쓰이는 단어를 제대로 번역하려면 이런 분석이 꼭 필요합니다. 무작정 영혼이라고 번역해서는 안됩니다. (영어에 이런 단어 많죠? 대표적으로 process, service, facility... 또 뭐가 있나... 여러분들도 한번 찾아보세요.) 마지막으로 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