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친구를 보내며
어떤 이유에선지 젊은 시절 그토록 친근했고 함께 즐거움을 나누고 같은 꿈을 꾸었던 친구였지. 물론 그러한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해 서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파악하고 서로 맞춰가면서 배려해야 했지만, 또 한 편으로는 도움이 되고 힘이 되는 친구였지. 한때 우리 관계는 영원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어느 순간 삐걱대기 시작했고, 소식이 뜸해졌고, 거리를 두기 시작했지. 하지만 지나온 세월 덕에 인간관계가 얽히면서 다시 마주해야만 하는 순간이 오고, 그러면 또 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어색한 웃음을 띄며 눈인사를 하고 별 영양가 없는 말을 한두 마디 주고 받으며 안부를 전하지. 왜 동기모임을 하면서 나한테는 연락을 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면서도 궁금하지 않은, 답을 알고 싶으면서도 답을 알고 싶지 않은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빠르게 지워버리지.
어떤 사람과 가깝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남들에게 보여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 젊은 시절 나는 그것이 '친구'라는 허울좋은 이름 아래, 당연하게 주어진 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말과 행동이 하나 둘 모두 머릿속 카르마-엑셀차트에 기록되고 있었다. 그 결과값을 정산하였을 때 앞으로 도저히 뒤집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엄청난 손실을 기록하였다면 하루라도 빨리 손절매를 치는 것이 나을 것이다. 관계도 유한하고 시간도 유한하고 감정도 유한하기 때문에 이제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여겨질 때는 하나씩 정리해나가는 것은 현명한 판단이다.
갈수록 외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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