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사랑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옮긴이의 글

우리는 왜 사랑하는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많지만, 이 책은 그 어느 책보다도 사람의 본질을 깊이 파고 들어간다. 우리 머릿속의 사랑은 언제나 찬란한 후광을 드리우고 있지만 현실세계에서 우리가 겪는 사랑의 모습은 너무나 다양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아름답지 않은 경우도 많다. 사랑은 어쨌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나타나는 문제이니 사람의 머릿속을 뜯어보면 그 비밀스런 문도 열리지 않을까?

물론 사랑의 비밀이나 숨겨진 코드를 찾는 일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다소 거북할 수도 있다. 달에 사람이 발을 내딛는 순간 달에 대한 인류의 환상이 깨졌듯이 사랑의 핵심에 다가설수록 사랑에 대한 환상도 깨질 것이다. 하지만 환상이 깨질 것이 두려워 머뭇거릴 필요는 없다. 신비로움이 사라진다고 해서 그 가치 또한 흩어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더욱 성숙한 삶의 진실에 다가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파인스는 이 책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먼저 객관적으로 수량화할 수 있는 사회심리학의 성과물을 보여준다. 물론 재미난 실험도 있고 새로운 사실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도 있지만 이 책의 진가는 후반에 등장하는 무의식 분석에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이트에 대해 알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우리가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는 그의 주장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의식이 발현하여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인간의 행위는? 바로 사랑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무의식이란 결국 우리가 어린 시절 겪은 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즉 환경 속에서 우리의 인성, 기질, 인간관계, 더 나아가 사회적 경제적 성패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삶에 있어서 '우연하게' 벌어지는 일은 없다. 파인스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사랑이란 결코 눈이 머는 것도 아니며, 예측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잠재적 욕구에 상응하는 필연적인 결과일 뿐이다. 우리가 사랑할 사람으로 누군가를 선택하는 것은 무의식적 인과성 때문이다.

이를 저자는 '관계역학'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물체에너지의 원리처럼 우리 마음도 상처를 받으면 그만큼 치료해주어야 하고 풀지 못한 욕구는 꼭 풀어주어야 한다. 마음의 아품은 시간이 지난다고 풀어지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며 언제나 무늬식 속에 똬리를 틀고 되풀이하여 나타나 우리 행동을 지배한다. 우리가 사랑에 빠지는 상대는 바로 이렇게 자신이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해 줄 사람이라고 자자는 말한다.

사랑은 결국 우리의 깊은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해주며 풀지 못한 욕구를 해소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사랑의 열병에 빠지고, 다른 사람이 아닌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더 나아가 저자는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 이유와 그 사람과 강등하는 이유가 같다는 놀라운 사실을 보여주며 이를 설득력 있게 증명한다.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이든, 오래 함께 산 부부든, 또는 아직 사랑을 해보지 못한 사람이든, 이 책을 읽으며 각자 자신의 삶과 사랑을 되짚어보게 될 것이다. 사랑에 빠지는 아름다운 순간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마음속 깊은 상처가 되살아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위대하다. 사랑이 신비롭지 않으면 어떤가? 여전히 우리에게 포근한 위안을 주며 나른한 삶에 빛이 되며 살아갈 힘을 북돋지 않는가.

윤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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