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사랑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주석

최근 출간된 《Love - 사랑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보니 원서에 있던 많은 주석들을 편집과정에서 뺐더군요. 출판사에서는 별로 필요없는 정보라 생각하여 뺐다고 하지만, 번역해놓은 주석들이 아깝네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주석들을 여기에 올립니다.

 들어가는 말

♥ 이 책에 사용된 임상연구는 버클리대학의 발달심리학자 Jeanne & Jack Block이 수행한 거대한 연구 프로젝트 중 일부이다. Jeanne & Jack Block은 3살짜리 아이 103명을 23살이 될 때까지 20년 동안 추적했다. 23살에 실시한 최종 연구 중 하나로, 93명의 남녀에게 이성관계에 대한 경험에 대해 심층적인 인터뷰를 했다. (연구가 진행된 20년 동안 처음 참여했던 103명의 피실험자들 중 몇몇은 실험에서 빠져나갔고, 또 이러 저러한 이유로 몇몇은 이 마지막 단계 인터뷰에 참여하지 않았다.) 나는 이 인터뷰들을 글로 옮기고 분석했다. 인터뷰한 93명 중에 몇몇은 한번도 사랑을 해보지 못한 이들도 있었지만 벌써 결혼해서 아이를 가진 이들도 있었다. 어떤 이들은 심지어 23살에 이혼을 한 이들도 있었다.

20여년 전 이 거대한 연구를 처음 시작했던 Jeanne Block은 그 끝을 차마 보지 못하고 1981년 암으로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선생은 어린이의 인격발달에 다양한 사회화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던 선구적이고 선도적인 학자였을 뿐 아니라, 훌륭한 성품을 지닌 고결한 인간이었다. 선생을 애도하는 수많은 이들과 함께 나 역시 그분을 사랑하고 존경한다. 선생을 기리는 데 이 책이 조금이나마 공헌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연구를 통해 수집된 자료를 전산화하는 작업은 국립정신보건연구원NIMH의 보조금으로 진행되었다. 컴퓨터 입력작업에 도움을 준 Adam Kreman과 이 자료를 사용할 수 있게 허락해준 Jack Block에게 감사를 표한다.

♥ 비교문화연구 중 이스라엘연구작업은 텔아비브대학과 과학기술대학에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의 도움으로 수행했다. 이 연구의 결과는 24회 응용심리학국제학회ICAP에서 “Gender and culture in romantic attraction” (Pines, 1998a)으로 발표했다.

1부 의식적 선택

♥ 인터뷰를 한 사람 중 63%가 상대방에 끌린 원인 중 하나로 근접성을 들었다 (남자 58%, 여자 67%). 여자들의 경우 서로 아는 사이가 다소 큰 영향을 미치는 것과 비교하면 이 경우 남녀간의 차이는 미미하고 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인터뷰를 한 사람 중 22%가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사랑을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남자보다 여자들이 각성상태에서 이성관계가 시작되었다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지만 남녀간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남자 24%, 여자 19%). 어떤 경우에는 여자들이 처음부터 남자에게 끌리지 않는 경우도 몇몇 있었다. 하지만 곁에 누군가 필요할 때 옆에서 지켜준 남자에 대한 고마움과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차츰 사랑으로 변했다.

♥ 인위적으로 조작한 실험에서도, 귀속오류를 이용해 단 2분만에 서로 모르는 피실험자들에게 사랑과 흥분의 감정을 유발할 수 있었다 (Kellerman, 1989). 또한, 각성이 이성적 호감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33가지 실험의 결과를 모아 이를 다시 심층 분석한 결과, 특히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 모호할 때 각성이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호하다는 말은 각성의 진짜 원인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라는 뜻이다 (Foster et al., 1998).

♥ 이성과 사랑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면서, 미국인의 경우 92%, 이스라엘의 경우 94%가 상대방의 특정한 성격을 언급했다.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성격적 특성을 자주 언급하긴 했으나 남녀차이는 별로 크지 않고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았다. 예컨대 미국인 경우 여자의 96%, 남자의 88%가 성격을 이유로 들었다. 한편, 외모를 이유로 댄 사람들은 이보다 적었다. 미국인의 경우 63%, 이스라엘의 경우 70%가 외모를 언급했다. 하지만 여기서는 남녀차이가 아주 크고 통계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특히 미국의 경우 남자들은 81%가 이성의 외모에 끌렸다고 응답했으나 여자들은 44%만이 그렇게 응답했다.

♥ 지리적 근접성이 미치는 영향에서는 남녀차이가 없다. 남자는 58%, 여자는 67%가 근접성에 영향을 받았다. 각성의 효과에서도 남녀차이가 없다. 남자는 19%, 여자는 24%가 각성의 영향을 받았다. 매력적인 성격이 미치는 영향에서도 남녀차이가 없다. 남자는 88%, 여자는 96%가 성격에 영향을 받았다. 유사성의 효과에서도 남녀차이가 없다. 남자는 28%, 여자는 31%가 영향을 받았다. 매력에서 얻는 상호보상의 영향에서도 남녀차이가 없다. 남자는 35%, 여자의 47%가 영향을 받았다.욕구만족도 별차이가 없었다. 남자는 53%, 여자는 54%가 영향을 받았다.

♥ 남녀간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유일한 변수는 신체적 매력이다 (이스라엘에서나 미국에서나 모두 같은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경우 남자는 81%, 여자는 44%가 외모 때문에 상대방에게 끌렸다고 대답했다. 더욱이 이성과 사랑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물었을 때, 남자들은 신체적 매력이 훨씬 더 큰 역할을 한다고 대답했다. 역할의 중요성을 7점 만점으로 매겼을 때, 남자들은 평균 4.2점을 줬고, 여자들은 평균 2.8을 줬다.

고정관념에 따른 성역할을 유난히 엄격하게 따지는 남자들이 특히 외모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관계가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외모가 중요한 변수라고 언급하는 것과 고정관념에 따른 성역할을 엄격하게 따지는 경향은 비례한다.

♥ 메타분석: 최근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엄청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면서, 많은 분량의 연구자료를 종합적으로 요약할 수 있는 통계학적 기법이 필요하게 되었다. 메타분석이란 따라서 기존의 연구결과를 통계학적으로 요약하는 연구방법으로, 문헌연구에 가깝다. 특정한 주제에 관해 이뤄진 수많은 연구를 ‘한자리 숫자’로 계량화한다. 메타분석은 그러한 결과의 중요성을 평가할 때 표본의 효과크기를 매겨 계산한다. 따라서, 수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유추한 보편적인 결론에는 무수한 주제가 포함될 수 있다.

♥ 최근 연구에서, 남녀차이의 심리학에 관한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수학적 능력, 말하는 능력, 공간 지각력, 공격성에서 나타나는 남녀차이와 같은 주제를 다루는 수천명의 피실험자를 대상으로 한 수백개의 실험을 종합한 메타분석도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남녀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예컨대, 공격성의 남녀차이를 조사한 143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공격성에서 원인이 규명된 편차 중에서 남녀차이가 원인인 것은 겨우 5%밖에 되지 않았다 (Hyde, 1984). 마찬가지로 말하는 능력을 조사한 165개 연구(피실험자 1,418,899명)를 메타분석한 결과, 99%이상이 남녀차이 이외의 요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Hyde & Lynn, 1988). 수학능력을 조사한 100개 연구(피실험자 3,985,682명)를 메타분석한 결과는 남녀차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Hyde & Lynn, 1986). 또, 공간 지각력에서 남녀차이를 조사한 172개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는 편차의 5%가 채 되지 않는 부분만 남녀차이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Hyde, 1981).

여러 분야에서 남녀차이가 없다는 이러한 일관된 결론에 비하면, 성적인 친밀성에 대한 태도에서 크고 의미 있는 차이를 드러내는 메타분석 결과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실험에서 드러난 섹스와 친밀한 애정에 대한 태도의 남녀차이는 가장 큰 남녀차이 중 하나이다. 이러한 차이는 말하는 능력, 수학적 능력, 공간 지각력에서 보이는 차이보다 훨씬 크며, 멀리 던지기에서 나오는 남녀차이만큼이나 크다 (Hyde, 1993).

♥ 연구 결과, 남자보다 훨씬 더 많은 비율의 여자들이 애인을 아주 좋은 친구라고 묘사하고, 더 나아가서 친밀한 애정관계를 친밀성, 헌신성, 안정성이 매우 높은 관계라고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은 남자보다 여자가 많았다. 또한 남자보다 여자들이 상대방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반면, 남자들은 자신의 관계를 성역할고정관념에 따라 설명하는 경향이 많았고, 교제기간도 짧았다.

남자든 여자든 대부분 이성관계를 묘사할 때는, 상대방과 덧붙여 그들의 관계에 대해 묘사했다. 그런데도 남자와 여자가 이토록 다른 설명을 할 수 있을까? 마치 남녀가 서로 다른 관계를 갖고 있는 듯 했다. “남자의 관계”는 신체적 매력과 성역할고정관념이 특징이라면, “여자의 관계”는 친밀성, 헌신성, 안정성, 가장 친한 친구 같은 관계가 그 특징이었다.

이러한 혼란스런 결과는 왜 일어날까? 먼저, 감정적으로 아직 미숙한 나이인 23살 남녀의 차이에서 나오는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해석은, 똑같은 관계를 남녀가 서로 다르게 바라본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서로 다른 사회화, 또는 서로 다른 진화의 결과로 나타난 차이일 것이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여자는 깊은 우정, 친밀감, 헌신, 안정성을 더 중요하게 받아들이며, 애정관계에서 이러한 요인을 더 찾고 인식하게 된다. 반면 남자는 신체적 매력을 더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따라서 이러한 요인이 더 눈에 잘 띄게 된다.

2부 무의식적 선택

♥ Masterson은 친밀감에서 겪는 어려움으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인격장애, 특히 경계성 인격장애와 자기몰입 인격장애에 대해 이야기했다. 경계성 인격장애란 상대방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가려 하다가도 분노하고 멀리하려는 등 감정의 변화를 겉잡을 수 없는 상태를 말하며, 자기몰입 인격장애는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하고만 상호관계를 하면서 자신의 긍정적 측면만을 받아들이는 상태를 말한다. Masterson은 경계성 장애를 가진 여자가 자기몰입 장애를 가진 남자와 결혼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이러한 관계가 극적인 상태로 어떻게 분출하는지, 또 기본적으로 거울 속에 존재하는 상대방하고만 교류하는 자기몰입 장애가 있는 두 사람이 같이 살면서 상대방의 반영을 어떻게 견뎌내는지 흥미로운 분석을 해냈다.

♥ 아기가 멀리하는 행동을 엄마가 인내하지 않거나 공생관계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아기의 행동에 엄마가 불안을 느끼면, 아기는 공생관계를 완전히 단절하지 못하고 이를 내면화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아기는 자기몰입욕구가 커지는 동시에 유아적 의존성도 커져 이러한 양극단의 이중적 태도에서 혼란을 겪게 된다. 이러한 병리적 내면화로 인한 극단적인 이중성은 어른이 되어서도 나타난다. 무능하고 열등하다는 느낌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당당하다는 느낌, 순종하려는 태도와 공격성이 그러한 이중성의 예이다. 무엇이든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을 관찰해보면, 그 속에 숨어있는 열등한 자아가 틀림없이 드러난다. 자신을 제물 삼아 순종하는 사람을 관찰해보면, 그 속에 숨어있는 공격성, 호전성, 파괴성이 틀림없이 드러난다.

♥ Fairbairn은 정신분열적 인격에 대한 연구가 정신병리학 분야에서 가장 재미있고 생산적인 주제라고 말한다. 정신분열이 그 내향성으로 인해 가장 분석하기 어려운 정신병리현상 중 하나이긴 하지만, 정신분열 증상자들의 자아성찰능력은 평범한 이들보다 훨씬 뛰어나다. Fairbairn은 또한 누구나 정신분열적을 경험한다고 말한다. 그 중에서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예로는, 친숙한 상황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거나 새로운 상황이 전에 경험했던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dejavu)을 들 수 있다.

♥ 자신의 파트너가 부모님과 비슷하다고 대답한 사람은 남자보다 여자들이 훨씬 더 많았다. 여자는 78%에 달하는 반면, 남자들은 31%에 불과했다. 이스라엘의 경우에는 여자는 27%, 남자는 3%였다. 하지만 자신의 파트너가 어머니와 비슷하다고 대답한 사람은 남자가 많았다. 남자는 50%, 여자는 43%였으며 이스라엘의 경우에는 남자는 21%, 여자는 11%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러한 문화적 차이는 미국인들이 전반적으로 심리학에 대한 지식수준이 훨씬 높고 프로이트의 이론을 훨씬 친숙하게 여기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 남자든 여자든 거의 모든 이들이 성욕과 모성을 서로 배타적인 요소로 본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어떤 여자를 성적으로 묘사한다면 그를 어머니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진짜 어머니를 성적으로 묘사하는 경우는 대개, 그를 “못된 어머니”라고 생각한다는 뜻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이성관계와 부모님과의 관계 사이에 비슷한 점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여자는 83%, 남자는 55%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총 70%). 이러한 남녀간의 차이는 왜 나는 것일까? 이러한 현상을 설명하는 특별한 남녀차이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또 다른 설명이 필요하다. 가능한 한가지 설명으로, 여자들이 남자보다 심리학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남자보다 여자들이 대개 심리에 관련한 책을 많이 읽기 때문에, 남자들보다 여자들이 부모와 자신이 맺은 관계와 이성관계의 유사성을 쉽게 발견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인터뷰결과를 서로 비교해보면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나온다. 이스라엘에서는 여자의 38%, 남자의 21% (총 30%)만이 이러한 유사성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와 남녀차이가 양 문화간, 남녀간 이성관계의 역동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보기보다는 심리학적 계몽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훨씬 합당하다.

♥ Helen Fisher는 인간은 물론 포유류에게서 찾을 수 있는 짝짓기와 재생산에 필요한 기본적 감정을 성욕, 끌림, 애착, 이렇게 3가지 범주로 구분했다 (1998). 이러한 3가지 감정은 각각 뇌 속에서 서로 다른 신경상관요소의 군집과 연관을 맺으며, 재생산의 특정한 측면을 관할하도록 진화되었다.
  • 성욕- 성호르몬(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의 작용과 주로 관련이 있다. 이는 성적 합일을 추구하도록 자극하는 역할을 한다.
  • 끌림- 뇌의 다양한 활동을 활성화시키는 신경전달물질 카테콜아민의 작용과 주로 관련이 있다. 끌림은 이성 선택을 쉽게 해줌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이성에게 짝짓기에 기울이는 노력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 애착- 재생산활동을 포함하여 다양한 활동을 뇌 속에 조절하는 아미노산인 펩타이드의 작용과 주로 관련이 있다. 애착은 적극적인 사회활동에 참여하도록 자극하며 부모로서 임무를 책임지도록 한다.
♥ 10장 대상관계이론에서 이러한 관계역학을 잠깐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대부분 사랑하는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한다. 자신의 어릴 적 가족 "유령"들이 그들 눈을 가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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