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와 씨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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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서점에 분출하고 남겨놓은 미리엄웹스터 보캐뷸러리빌더 책갈피를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고민한 끝에 오늘 아침 학생들에게 나눠주려고 연대 앞에 나왔다. 책갈피 만든 이야기 8시 10분쯤 자리를 잡았다. 학생들이 지나가면서 가져가겠지 생각했지만, 아무도 안 가져 간다. 그냥 힐끗 쳐다보기만 하고 지나간다. 10분 만에 지나가던 할아버지 한 분이 유심히 책갈피를 살펴보더니 가져갔다. 지난 몇 주 주말마다 지요지음이와 책갈피를 10개씩 포장을 했다. 원래는 3월 개학 첫날 낱장으로 대학 앞에 쌓아놓고 한 장씩 가져가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그러면 다 흐트러져 쓰레기가 되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많은 학생이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10종씩 비닐 포장을 하면 그럴듯 할 것 같아서 일일이 포장한 것이다. ● 직접 나눠줘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캐리어 앞에서 책갈피를 손에 들고 걸어오는 여학생에게 내밀었다.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그 학생은 눈길을 외면하고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그냥 지나쳐간다. 내 시선은, 내 손길은, 내 몸짓은 어쩔줄을 몰라 허공을 방황한다... 이건 아닌데... 횡단보도에서 학생들이 잠시 서성이는 것이 보였다. 아, 저곳이다. 8시 50분쯤 캐리어를 횡단보도 앞에 갔다놓았다. 사람들이 잠시 서 있는 곳에서는 좀더 많이 가져가지 않을까? 내 예측대로 가끔 몇 명이 눈길을 주었고 그 중 몇 사람이 조심스럽게 책갈피를 가져갔다. 나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가까운 편의점에 들어가 여유있게 라면 하나를 먹고 나왔다. 9시반쯤 되었다. 멀리서 서성이며 책갈피를 가져가나 살펴보았다. 역시 별로 가져 가는 사람은 없었다. 9시가 넘으니 학생들도 좀 줄어들었다. 책갈피를 가져다 놓으면 마구 가져갈 거라 생각했던 머리속 구상은 산산히 박살났다. 캐리어 한가득 책갈피를 가져왔지만 정작 학생들이 가져간 책갈피는 50개도 안 되는 것 같다. 10시가 되었을 때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은 시간낭비라 여...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대체할 만한 플랫폼은?

번역을 시작할 때... 그러니까 2003년쯤 처음 블로그를 시작하여 끄적거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야후! 블로그로 시작하였고... 야후!가 문을 닫으면서 여러 플랫폼을 옮겨다니다 2009년 이후 트위터, 그 이후 이스북을 중심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였다. 처음 몇년 동안은 사람도 북적이고, 재미도 있었지만 점점 시들해졌고 그러다 처박아두었던 블로그를 되돌아보았다. 그래서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워드프레스로 블로그를 모두 옮겨놓았다. 2018년 복잡한 사회관계망에서 오는 스트레스에 페이스북 문을 닫았다. 그때부터 소셜네트워크 활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물론 가끔 떠오르는 상념들은 사람들이 거의 보지 않는 트위터에 올리는 것이 전부였다. 최근 무언가 다시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욕구가 솟아 페이스북을 다시 들어가보았으나, 영 적응하기가 어렵다. 트위터는 X라는 괴상한 이름으로 바뀌어있었고, 무엇보다도 로그인하지 않으면 글을 볼 수 없도록 완전히 막아놓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하여 트위터, 페이스북을 대체할 만한 플랫폼으로 무엇이 적절할까 찾아보고 실험해보았다. 오랫동안 닫아두었던 워드프레스 블로그도 다시 오픈했다. 역시 블로그만한 플랫폼은 없는 듯했다. 그런데 워드프레스 블로그 상단에 걸려있는 광고가 너무 거슬렸고, 광고를 없애기 위해서는 월 요금을 내야만 했다. 지속가능한 가장 완전한 블로그 플랫폼은 역시 구글신이 가지고 있었다. 결국 이곳에 둥지를 틀기로 결정했다. 처음에는 그림을 빼고 최대한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테마를 설정하기 위해 시간을 들였지만, 그다지 많은 것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트위터나 페이스북처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재미는 없지만, 그런 것 눈치보지 않고 마음껏 글을 쓸 수 있으니 편안하다. 이제 죽을 때까지—내가 죽기 전에 구글이 망하지는 않겠지— 이곳에 기록을 남길 예정이다. 앞으로 그동안 여기저기 산재해있던 디지털기록물들을 틈틈이 이 공간으로 옮겨올 것이다. 구글포토와 연동이 되니 지나간 기록을 정리하...

어떤 수업

심리학인지 뭔지 정확하게 과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강의실은 다소 외딴 건물에 있고, 시간도 평일 오후 어정쩡한 시간에 있다. 개강을 하고 처음 수업에 참여했는데, 그 뒤에는 강의시간을 자꾸 잊어버린다. 웬지 모르게 계속 그 강의가 있다는 것을 까먹는다. 한참 다른 일을 하다가, 아! 지금 수업할 시간이잖아!, 또는 아차! 오늘 수업있었는데... 벌써 끝나버렸네! 이렇게 뒤늦게 기억이 난다. 다음 주에는 꼭 수업에 들어가야지... 마음을 먹어도 또 까먹는다. 그러다 거의 학기가 끝날 때쯤에야 수업에 겨우 참석한다. 온통 낯선 시선, 낯선 분위기 속에서 수업이 진행된다. 뭐가 뭔지 모르는 이야기가 오간다. 나만 소외되어 외계에 툭 떨어진 괴상한 생명체같다. 다른 학과생은 아무도 듣지 않는 다른 학과의 전공수업을 찾아다니며들으면서 느꼈던 대학 때 어색했던 감정이 되살아난 것일까?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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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6-9일: 코로나 격리중 읽은 책

멧돼지 잡으러 나서다

윤석렬 퇴진하라. 추워 뒤지겠다. 토요일밤 옛 삼성본관 앞에서. 대학 동기들과 함께